MLB는 되고, KBO는 안되고…수비 페이퍼 논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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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9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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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에서는 규정 위반 소지 있어, 향후 논의하기로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 /뉴스1 © News1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 /뉴스1 © News1
삼성 라이온즈의 ‘수비 페이퍼’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리그 규정 위반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논란은 지난 21일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이 21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호수비를 펼친 뒤 뒷주머니에서 종이를 하나 꺼내서 보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면서 시작됐다.

논란이 되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삼성 구단에 수비 페이퍼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구팬들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허용하는 행위를 왜 KBO는 금지하느냐’며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비 페이퍼는 상대 타자에 따른 수비 위치 등 경기 중 필요한 여러가지 정보가 적혀 있는 종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야수, 포수들이 경기 중 페이퍼를 꺼내보며 경기에 필요한 데이터를 참고한다.

그러나 KBO리그에서는 엄밀히 따져 규정 위반이다. KBO리그 규정 제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에는 수비 페이퍼와 관련된 사항이 적시돼 있다.

해당 규정은 ‘경기시작 후 벤치 및 그라운드에서 감독, 코치, 선수, 구단 직원 및 관계자의 무전기, 휴대전화, 노트북, 전자기기 등 정보기기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각종 전자기기의 덕아웃 반입을 금지하는 것부터가 메이저리그와는 다른 부분이다. 메이저리그는 리그 공인을 받은 전자기기를 덕아웃에 반입해 경기 중 활용할 수 있다.

또한 KBO리그 규정에는 ‘또한 경기 중에 구단 직원 및 관계자는 위 장비를 사용하여 감독, 코치, 선수에게 그 경기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며 ‘(벤치 외 외부 수신호 전달 금지, 경기 중 외부로부터 페이퍼 등 기타 정보 전달 금지)’라는 부분이 괄호 속에 부연 설명돼 있다.

‘페이퍼’라는 문구가 분명히 규정에 들어가 있다. 여기서 문제는 ‘경기 중 외부로부터’라는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대부분 선수들은 수비 페이퍼를 경기 전 준비해 갖고 있다 경기 내내 활용한다.

그러나, 이를 용인할 경우 경기 중에 다른 정보들이 페이퍼를 통해 선수들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 어떤 식이든 페이퍼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지만, 규정은 규정이기 때문에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KBO 관계자는 “규정 위반의 소지가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허용하는 부분이라 다음 실행위원회(단장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며 “페이퍼 사용을 반대하는 구단도 있어 전체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단 삼성은 수비 페이퍼 없이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28일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페이퍼 없이) 벤치에서 수비 위치를 지시할 수도 있지만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페이퍼를) 사용했다”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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