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감독의 진심 “박한이, 그저 안타깝다는 말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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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8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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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한수 감독(왼쪽)-박한이.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삼성 김한수 감독(왼쪽)-박한이.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을 앞둔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 감독(48)의 표정은 어두웠다. 전날 박한이(40)가 음주운전 적발 후 은퇴를 선언하며 갑자기 유니폼을 벗은 ‘사건’의 충격이 채 사라지지 않은 듯했다.

박한이는 27일 오전 자녀를 등교시킨 뒤 귀가길에 접촉사고를 냈고,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65%의 면허정지 수준으로 나타났다. 26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이 끝나고 지인과 저녁식사를 하며 술을 마시고 귀가했는데, 다음날 숙취가 남아 있는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일이 커졌다. 이에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책임을 지고 은퇴하기로 했다”고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도 박한이의 은퇴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주 내에 상벌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박한이는 “징계,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시즌 개막 후부터 꾸준히 1군에서 빠지지 않고 힘을 보탠 박한이의 이탈은 팀 분위기뿐만 아니라 전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잠실에도 많은 취재진이 찾아 김 감독의 말에 주목했다. 김 감독은 어두운 표정으로 “(어제) 아침에 바로 연락을 받았다”며 “딱히 드릴 말씀은 안타깝다는 것밖에 없다. 박한이도 ‘죄송하다’고 했다. 정말 안타깝다는 말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김 감독도 박한이처럼 1994년 입단 후 삼성 유니폼을 벗은 적이 한 번도 없다. 2007시즌을 마치고 은퇴한 뒤 삼성 코치를 거쳐 지휘봉까지 잡았다. 박한이가 입단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동료로 함께했고, 그 이후에는 지도자와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안타까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평생 (박한이가) 야구하는 것을 다 봤는데, 계속 이번 일로 이름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애써 감정을 추스르며 선수단 훈련을 지켜봤다. 한편 삼성은 박한이를 1군에서 말소하며 최선호를 등록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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