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포커스] 강자들의 타협…파고들 틈이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22일 05시 45분


요즘 경륜 경주에서는 강자들이 경쟁상대와의 적절한 타협을 모색하는 등 안정적 운영을 지향하면서 강자들끼리의 대결 과정에서 생기는 빈틈을 공략해 입상에 성공하는 복병들이 사라지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요즘 경륜 경주에서는 강자들이 경쟁상대와의 적절한 타협을 모색하는 등 안정적 운영을 지향하면서 강자들끼리의 대결 과정에서 생기는 빈틈을 공략해 입상에 성공하는 복병들이 사라지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복병들은 어디로 갔나

기존 강자들, 안정적 착순에 무게
마크추입형 다크호스 설자리 잃어
“낙차 제재 강화로 과감한 작전 못 해”


경륜 경주가 요즘 매우 안정적인 배당 기조를 보이고 있다. 강자들이 초반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득점이나 인지도에 맞춰 때리거나 끌어내는 형식의 경주가 주를 이루고 있다. 과거에는 축으로 나선 선수의 추입 의존도가 높거나 강자들끼리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다투면서 전개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경기 전개가 크게 줄었다.

● 강자의 안정적인 운영…어려워진 빈틈 찾기

기존 강자들과 강급 선수들은 살기 위해 경쟁상대와의 적절한 타협을 모색한다. 평일 경주에서 같은 팀 선수를 만나도 기량이 경쟁상대보다 떨어지면 거들떠보지 않기도 한다. 초반 자리잡기에서 마크로 붙여주어도 이후 줄서기 과정에서 경쟁상대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대부분이다. 순위권을 의식한 강자들은 친분 선수를 챙기는 무리한 경주보다 안정적인 착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인기순위 4∼6위인 복병들에게 파고들 틈을 허용하지 않는다. 강자끼리 앞에서 싸우는 과정에서 생기는 빈틈이나 기습 선행을 나선 강자를 끌어내는 승부로 받아가며 짜릿한 입상에 성공하는 복병의 모습이 사라졌다.

● 힘 좋은 신인들에게 자리 빼앗긴 선행형

요즘 선발이나 우수급 강자들은 기존 선행형보다 신인들을 더 믿는 경향이 있다. 앞뒤 재지 않고 때리는 신인들의 습성상 후미에서 반격 타이밍을 잡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강자들을 상대로 간간이 한방을 선사하던 선행력의 복병들에게 독이 되고 있다. 선행력을 갖춘 복병이 강자를 이기는 데는 대개 강자의 앞에 자리잡고 있다가 끌어내는 선수의 앞으로 빠르게 가서 강자를 병주 주로로 밀어내는 방법, 같은 전법의 선행선수를 활용해 짧은 승부로 강자의 추입을 막는 방법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일단 강자의 앞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힘 좋은 신인들에게 그 자리를 뺏기면서 제 기량을 발휘 못 하고 있다.

● 마크 전법 상의 한계…사라진 다크호스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투지와 유연한 라인 전환 능력을 지닌 마크추입형 선수들이 언제든 착순 안에 들 수 있는 다크호스로 주목받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선수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낙차부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낙차를 유발하는 선수에 대한 제재가 강화됐다. 이로 인해 줄서기의 불리함을 만회하려는 마크추입형들의 몸싸움도 움츠러 들었다. 제재는 출전 횟수 제한으로 이어지면서 큰 금전적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경륜뱅크’의 배재국 예상팀장은 “마크추입을 주전법으로 삼는 선수들은 인지도에서 밀려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낙차 제재 강화로 잘하는 작전을 시도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선행력이 좋은 선수들이나 힘이 좋은 신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경주를 풀어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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