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은퇴 선언 글에 시선집중…“말도 잘하는데 글도 명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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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4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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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 사진=스포츠동아DB
하승진. 사진=스포츠동아DB
한국 농구의 ‘골리앗’ 하승진(KCC·34)이 심경을 담은 글을 통해 직접 은퇴 소식을 알렸다.

하승진은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을 통해 “거두절미하고 저는 이제 은퇴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하승진은 해당 글을 통해 농구 선수로 활동하며 느낀 그간의 심정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드러냈다.

그는“항상 5~6월이 되면 연봉협상에, 자유계약에 1년 중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예민한 시기였다. 이번 2019년 5월 FA 1차 협상 기간은 그 어느 때보다 가장 길게 느껴졌던 것 같다”며 “팀에서는 재계약 의사가 없으니 자유계약시장으로 나가보라고 힘들게 얘기를 꺼내주셨다. 그 짧은 찰나의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보상 선수도 걸려있고 금액적인 보상도 해줘야 하는 나를 불러주는 팀이 있을까, 혹시 다른 팀에 가더라도 적응하고 잘 할 수 있을까? 내가 KCC 유니폼 말고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잘 할 수 있을까? 말년에 이 팀 저 팀 떠돌다 더 초라해지는 건 아닌가’ 이런 고민을 해보니 전부 다 힘들 것 같았다”며 은퇴를 결정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하승진은 “11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이 팀을 떠나자니 아쉬운 마음이 무척 큰 게 사실”이라며 “3년차때 우승을 하고 그 이후론 우승과 거리가 멀어 마음의 짐이 꽤나 무거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스물네살 청년이 11년 동안 이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둘도 없이 사랑하는 한 여자의 남편이 되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며 “이 팀에서 제가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KCC 구단과 팬 여러분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았는데 보답해 드리지 못해 진심으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팬들과 구단에 대한 감사의 뜻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제 KCC에서 좋은 선수들도 영입하고, 함께 손발을 맞추던 기존의 선수들도 성장하여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우승에 도전하는 KCC가되길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하승진은 “(저를) ‘KCC 이지스에서 몸과 마음, 열정을 불태웠던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제 인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부터 넓은 세상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하승진의 심경이 고스란히 담긴 글에 누리꾼들은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그의 선수 은퇴 이후 활동을 기대했다.

누리꾼들은 “승진이 형 말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글도 잘 쓰시네. 은퇴 후 꼭 해설자로 데뷔하시길”, “인터뷰 하는 거보면 말 참 조리 있게 잘하던데 해설해보시는 건 어떤가요”, “하승진은 꼭 해설해라. 말 엄청 잘하던데”, “형 해설자로 돌아와줘요”, “해설데뷔각이네 인터뷰 때 언변이 워낙 좋아서 섭외 0순위” 등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하승진은 2004년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 지명, 한국인 최초로 NBA에 진출했다.

이후 하승진은 국내로 돌아와 2008년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CC에 입단해 국내 최장신 센터로 활약했다.

KCC 간판 선수로 활약한 하승진은 최근 자유계약선수(FA) 대상 선수에 포함됐으나 은퇴 선언으로 코트 위를 떠나게 됐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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