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 메카’ 문경 지키는 꿈나무 삼남매…“함께 운동하니 힘든줄 몰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6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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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를 꿈꾸며 서로 의지하며 정구 선수의 길을 걷고 있는 정구 메카 문경의 꿈나무 삼남매 권순규(15), 권순표(13), 권유리(11). 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국가대표를 꿈꾸며 서로 의지하며 정구 선수의 길을 걷고 있는 정구 메카 문경의 꿈나무 삼남매 권순규(15), 권순표(13), 권유리(11). 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경북 문경시는 ‘정구 메카’로 불린다. 전체 인구는 7만2000명 남짓이지만 생활 체육 정구 동호인 클럽만도 6개에 동호인이 500명에 이른다.

생활체육이 활성화된 데다 엘리트 스포츠 열기도 뜨겁다. 초등학교 팀이 3개나 있으며 남녀 중고 팀이 따로 운영중이다. 문경시청 실업팀도 남녀 팀이 모두 있다. 1994년 문경시청 남자팀이 창단된 뒤 2009년에는 여자팀까지 출범했다.

경북 문경에서 열린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개회식. 대한정구협회 제공
경북 문경에서 열린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개회식. 대한정구협회 제공
국내 단일종목 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는 2007년부터 해마다 문경에서 열리고 있다. 97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 여자일반부 단체전 결승이 열린 6일 문경국제정구장에는 응원 함성이 연신 메아리쳤다. 문경시청과 NH농협은행이 우승을 다퉜기 때문.

문경시청 남녀 팀은 2년 전인 2017년에는 이 대회 동반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비록 이날 문경시청이 패하긴 했어도 문경 정구의 앞날을 밝아 보였다. 탄탄한 저변을 바탕으로 유망주들이 화수분처럼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정구 여자 국가대표팀 6명 가운데 3명이 문경 출신이다.

국가대표를 꿈꾸며 서로 의지하며 정구 선수의 길을 걷고 있는 정구 메카 문경의 꿈나무 삼남매 권순규(15), 권순표(13), 권유리(11). 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국가대표를 꿈꾸며 서로 의지하며 정구 선수의 길을 걷고 있는 정구 메카 문경의 꿈나무 삼남매 권순규(15), 권순표(13), 권유리(11). 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날 여자 초등부 2관왕에 오른 권유리(11)는 장차 한국 정구를 이끌 꿈나무로 주목 받았다. 권유리는 점촌 중앙초등학교를 단체전 우승으로 이끈 뒤 개인 여자 복식에서도 정상에 올라 2관왕이 됐다.

권유리는 두 오빠도 모두 정구 선수를 하는 소프트테니스 가족으로 유명하다. 권순규(15)와 권순표(13)가 문경중에서 뛰고 있는 것이다. 문경중은 올해 회장기 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정구 도시 문경에서도 세 남매가 모두 정구 선수를 하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다. 둘째인 권순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라켓을 잡은 뒤 그 다음날 형이 시작했다. 권유리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정구에 매달렸다.

고금자 점촌 중앙초등학교 코치는 “권유리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일찍 시작해 또래보다 구력이 길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경험이 많고 순발력과 끈질긴 근성이 장점이다”고 칭찬했다.

이들 남매는 평소 운동도 같이 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밝혔다. 셋 모두 국가대표가 꿈이다.

김희수 문경시청 여자팀 코치는 이들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늘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된다. 몸 관리와 정리 체조 등을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유리는 “오빠들과 운동을 같이 하니 힘든 줄도 모르고 즐겁다. 대회에 나가 가방, 라켓, 신발 같은 상품을 받으면 나눠 쓰기도 한다”며 웃었다.

이들 세 남매에게는 세 살 된 막내 남동생도 있다. 언젠가 네 명이 네트를 마주하고 복식 한 게임할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경북 문경 국제정구장에서 열렸다. 6일 이천시청 김형준 선수와 순천시청 이하늘 선수의 단체전 경기.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경북 문경 국제정구장에서 열렸다. 6일 이천시청 김형준 선수와 순천시청 이하늘 선수의 단체전 경기.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경북 문경 국제정구장에서 열렸다. 6일 남자 단체 4강. 달성군청 이현수 선수와 창녕군청 김동언 선수 경기.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경북 문경 국제정구장에서 열렸다. 6일 남자 단체 4강. 달성군청 이현수 선수와 창녕군청 김동언 선수 경기.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경북 문경 국제정구장에서 열렸다. 6일 여자 단체 결승에서 농협이 문경시청을 3대1로 이기고 우승했다. 이민선(농협) 선수가 단식 경기를 펼치고있다.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경북 문경 국제정구장에서 열렸다. 6일 여자 단체 결승에서 농협이 문경시청을 3대1로 이기고 우승했다. 이민선(농협) 선수가 단식 경기를 펼치고있다.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경북 문경 국제정구장에서 열렸다. 6일 여자 단체 결승에서 농협이 문경시청을 3대1로 이기고 우승했다.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코치를 행가래 하고있다.
제97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가 경북 문경 국제정구장에서 열렸다. 6일 여자 단체 결승에서 농협이 문경시청을 3대1로 이기고 우승했다.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코치를 행가래 하고있다.

문경=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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