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호랑이 기운 받고 필리핀 우승 도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3월 7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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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왼쪽)과 타이거 우즈. 사진출처|타이거 우즈 트위터
박성현(왼쪽)과 타이거 우즈. 사진출처|타이거 우즈 트위터
“세계랭킹 1위 복귀를 축하합니다.”

필리핀 데뷔전을 치르고 있는 박성현(26·솔레어)이 대회 도중 자신의 ‘우상’이자 골프의 ‘전설’로부터 평생토록 기억에 남을 축하를 받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는 7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한 박성현에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얼마 전 미국에서 함께 진행한 광고 촬영 현장에서 서로 악수를 나누는 사진을 곁들이며 “그때 당신을 놀라게 해 기뻤다. 동시에 세계랭킹 1위 복귀를 축하한다”고 적었다.

박성현에게 우즈란 존재는 누구보다 특별하다. 골프를 시작한 뒤 성장하면서 매번 우상으로 꼽았던 이가 우즈였다. 비록 성별도 다르고, 뛰고 있는 무대도 다르지만 우즈를 동경하며 프로골퍼로서의 꿈을 키웠다. 박성현이 세계 최고의 위치로 오를 수 있는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우즈의 존재였던 셈이다.

그리고 지난달 6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메달리스트 골프클럽에서 마침내 꿈이 이루어졌다. 자신의 광고 촬영장에 깜짝 등장한 우즈와 마주앉아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당시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박성현은 그 후 “다시 생각해도 떨린다. 현장에 도착해서 걸어가고 있는데 우즈가 연습을 하고 있더라. 처음에는 잘못 봤나 싶을 정도로 멍한 느낌이었다”며 “이어 우즈와 악수도 하고, 이야기도 나눴다. 여기에 원포인트 레슨까지 받았다. 은퇴할 때까지 못 잊을 순간이었다”고 소녀처럼 뛰는 가슴을 전했다.

당시 우즈의 만남이 복을 불러온 것일까. 박성현은 이후 쾌조의 레이스를 이어가며 다시 여왕의 자리로 복귀했다. 지난 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이번 시즌 첫 승을 안았다. 동시에 라이벌인 에리야 쭈타누깐(24·태국)을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복귀했다. 그리고는 우승 인터뷰를 통해 “우즈에게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깜짝 만남 덕분에 커다란 에너지를 얻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번에는 우즈가 박성현에게 직접 축하인사를 건네면서 둘은 남다른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우상으로부터 잊지 못할 축하를 받은 박성현은 같은 날 필리핀 라구나 더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필리핀여자골프투어(LPGT)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몰아치는 절정의 감각을 앞세워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를 기록하고 2위 유카 사소(필리핀)와 4타 차이 단독선두를 달렸다. 이번 대회는 3라운드로 치러져 박성현은 8일 필리핀 데뷔전 우승 도전에 나선다.

라구나(필리핀)|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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