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복귀전’ 이창민 “죄송한 마음이 가장 큽니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2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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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사망 교통사고로 물의
유가족과 "대부분 합의한 상태"

“그저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지난해 11월 사망 교통사고로 물의를 빚었던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은 복귀전서 골을 넣고도 웃지 못했다. 계속 “죄송하다”는 말로 고개를 숙였다.

이창민은 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누구보다 고대했던 그라운드 복귀전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5일 제주 서귀포시 호근동에서 운전미숙으로 중앙선을 침범해 교통사고를 냈다. 당시 충돌 차량에 탑승한 운전자가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어 파문이 커졌다. 그는 결국 이후 리그 경기에서 뛰지 못했다.

5개월 만의 복귀전이었지만 경기력은 완벽했다. 전반 35분 전매특허인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약 30m 가량의 다소 먼 거리였지만 인천 골대 구석으로 정확히 빨려들어갔다. 세리머니는 없었다. 눈물을 훔치는 듯한 장면도 있었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이창민은 “복합적인 감정이 들어서 울컥했던 것 같다”고 골을 넣은 상황을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사실 경기장에 못 들어갈 거란 생각 밖에 없었다. 5개월 간 운동을 하지 못하니까 ‘내가 축구선수가 맞나’란 생각도 했다”면서 “(경기장에 설 수 있어) 그저 감사했다. 또 죄송한 마음이 가장 컸다. 운동장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까 심적으로 더 초조해졌다”고 고백했다.

자신을 선발로 기용한 조성환 감독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감독님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생각 말곤 없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더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성환 제주 감독도 이창민을 감쌌다. 그는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자기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반성하는 길”이라면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이 모습을 계기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통사고와 관련된 일은 마무리 단계다. 유가족들의 용서도 구한 상황이다.

조 감독은 “(이창민이) 피해를 입은 유가족들과 합의를 이뤘다. 부상 중 1명과 합의를 마쳤고, 나머지 1명도 합의가 거의 다 됐다”면서 “유가족께서 이창민의 축구 선수로서의 미래를 많이 걱정해주시고, 위로해주셨다. 팬들도 이 상황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회공헌활동은 물론 봉사 활동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민은 “사회공헌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여기서 말로 꺼내는 것보다 행동으로 먼저 보여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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