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과 문선민…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27일 05시 30분


2019 프로축구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가 26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열렸다. 사진은 인천 욘 안데르센 감독(왼쪽)-전북 문선민. 김종원 기자 won@dong.com
2019 프로축구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가 26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열렸다. 사진은 인천 욘 안데르센 감독(왼쪽)-전북 문선민. 김종원 기자 won@dong.com
“친분은 친분이고, 경기는 경기대로 해야죠.”

‘하나원큐 K리그 2019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린 2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격전을 앞둔 K리그1 10개 구단 감독들과 대표선수들이 모두 모인 이 자리에선 유독 눈에 띄는 장면이 하나 있었다. ‘동지’에서 ‘적’으로 관계가 바뀐 인천 유나이티드 욘 안데르센 감독(56·노르웨이)과 전북 현대 문선민(27)이 나눈 미묘한 악수와 포옹이 바로 그랬다.

안데르센 감독과 문선민은 지난해 인천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의기투합했다. 시즌 도중 소방수로 투입된 안데르센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전방위로 누빈 문선민의 활약을 앞세워 인천의 ‘생존왕’ 본능을 이끌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문선민이 전북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둘의 인연은 짧게 끝이 나고 말았다. 그리고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안데르센 감독은 인천 사령탑으로, 문선민은 전북 대표선수로 참석하면서 첫 재회가 이뤄졌다.

행사에 앞서 마주친 둘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안데르센 감독은 문선민을 보자마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문선민 역시 깍듯하게 인사를 건네며 예우를 다했다. 짧은 이야기꽃도 피웠다.

문선민은 “안데르센 감독님과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기뻤다. 최근 어떻게 지내셨는지 안부를 물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다만 그라운드 위에서의 맞대결을 묻는 질문에는 냉정한 대답을 내놓았다. 문선민은 “나는 축구선수다. 친분은 친분으로 두고, 경기는 경기대로 하겠다”며 친정팀 인천과 안데르센 감독을 상대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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