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과 판박이인 메이저리그의 FA 한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13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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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스 하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브라이스 하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9시즌을 향한 메이저리그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구단별로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12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배터리가 가장 먼저 스프링캠프에 입소함에 따라 정규시즌 개막일에 맞춰진 빅리그의 시계바늘도 마침내 돌기 시작했다.

늘 이맘때면 설렘과 흥분이 교차한다. 그러나 아직도 스토브리그의 한기 속에 갇혀 사는 이들도 적지 않다. 1년 전처럼 메이저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는 한파가 몰아닥쳤고, 거물급 선수들마저 여전히 행선지를 찾고 있다. 티켓 파워까지 갖춘 스타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27), 거포 유격수 매니 마차도(27), 사이영상 수상 경력의 선발투수 댈러스 카이클(31), 특급 마무리투수 크레이그 킴브럴(31)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언제쯤 계약할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지난해에도 스프링캠프 소집일을 전후로, 심지어는 3월에야 계약 소식을 전해온 굵직한 FA들이 넘쳐난다. 5건의 가장 큰 계약들이 모두 2월 이후 성사됐다.

총액 기준으로 2017~2018 스토브리그 최대 규모 계약을 기록한 1루수 에릭 호스머(30)는 지난해 2월 20일 8년 1억4400만 달러(약 1620억 원)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보다 6일 앞서 시카고 컵스와 6년 1억2600만 달러(약 1418억 원)에 사인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3)를 능가하는 최고액이었다. 이어 2월 26일 외야수 로렌조 케인(33)이 밀워키 브루어스와 5년 8000만 달러(약 900억 원), 이튿날 외야수 JD 마르티네스(32)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1억1000만 달러(약 1238억 원)에 각각 계약했다. 투수 제이크 아리에타(33)는 시범경기도 중반으로 접어든 3월 1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3년 7500만 달러(약 844억 원)에 합의했다.

2년 연속 지속되고 있는 스토브리그의 한파에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와 슈퍼 에이전트들은 구단들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치세의 영향으로 페이롤 감축에 혈안이 된 나머지 구단들이 ‘담합’도 불사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다. 물론 이 같은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순 없다. 그러나 총액 3억 달러를 넘어 4억 달러 시대를 열 유력 후보로 여겨졌던 하퍼와 마차도의 계약이 의외로 더딘 것 또한 분명한 현실이다. 빅마켓이든 스몰마켓이든 이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방향성은 ‘합리적 지출’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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