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빠진 벤투호의 중심축 ‘손흥민-정우영’이 책임진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손흥민(왼쪽)-정우영. 스포츠동아DB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서 비슷한 상황 극복
59년만의 亞컵 정상까지 중심 잡을 적임자

한국축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에 아시아 정상 복귀에 도전하고 있다. 조별리그 3경기를 마치고 순탄하게 흘러갈 것 같았던 축구국가대표팀의 행보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30·뉴캐슬)이 결국 허벅지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조기에 소속팀으로 복귀하게 됐다. 기성용은 21일(한국시간) 대표팀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하게 됐다.

벤투 사단은 22일 오후 10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바레인을 상대로 대회 16강전을 치른다. 이미 조별리그 2경기를 기성용이 없는 상태에서 치른 만큼 어느 정도 대비는 되어 있다. 이제는 한 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 토너먼트다. 또한 16강전 이후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 강한 상대를 만날 수 있어 조별리그 때보다는 더 철저한 준비와 정신무장은 필수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아는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과 선수들은 인터뷰에 나서 하나같이 상대에 대한 존중과 철저한 대비를 약속하고 있다.

대표팀의 계획대로 경기가 잘 풀리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때가 나올 수 있다. 이제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결과를 가져오는 게임을 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대표팀의 중심축을 이루는 주장 손흥민(27·토트넘)과 정우영(30·알 아인)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둘은 큰 대회를 소화해본 경험이 많아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동료들을 이끌어가는 힘도 보유하고 있다. 벤투호에서 뼈대를 이루고 있는 만큼 이전까지 기성용이 잡아뒀던 중심을 둘이 함께 책임져야 한다.

이미 그들은 기성용이 없었을 때 최고의 무대에서 엄청난 성과를 이뤄낸 적이 있다.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정우영은 포백 라인 앞에서 독일을 공격을 막아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손흥민은 공격에서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역습을 주도적으로 전개했고, 골까지 넣으면서 한국의 2-0 승리에 한 가운데 있었다. 당시 경기도 기성용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둘의 눈부신 활약으로 한국은 기적 같은 승부를 연출했다.

바레인전을 승리해야만 다음 경기가 있다. 바레인은 한국이 못 넘을 산은 아니다. 이어질 8강, 4강, 결승까지 손흥민과 정우영이 벤투 사단의 중심축에서 제몫을 해낸다면 기성용이 빠진 돌발 상황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만 한국이 원하는 대회 우승에 가까이 갈 수 있다.

두바이(UAE)｜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