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KT를 꼴찌후보라 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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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바뀌고 선수보강도 없지만… 전자랜드-KCC 연파 공동 2위 도약
외곽슛-조직력 살아나 뜻밖 순항… 서동철 감독 “토종센터 헌신 큰 힘”

프로농구 KT는 지난 4시즌 동안 7위, 7위, 9위, 10위의 성적으로 뒷걸음질쳤다. 이번 시즌 전망도 밝지 않았다. A급 국내 선수 보강이 없었고, 10개 구단 사령탑 가운데 유일하게 새롭게 가세한 서동철 감독(사진)은 남자팀 감독 경력이 없어 지도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시즌 전 최약체로 분류된 KT가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KT는 30일 현재 4승 3패를 기록해 KCC, 전자랜드, 인삼공사, LG와 공동 2위에 올랐다. KT가 5할 승률을 넘긴 것은 2015년 9월이 마지막이었다.

KT 왼손슈터 김영환
KT 왼손슈터 김영환

서 감독은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잘해 주고 있다. 접전 상황에서 이기는 경기가 많아져 팀 전체 분위기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최근 까다로운 상대인 전자랜드와 KCC를 연파한 KT는 10개 구단 가운데 3점슛이 경기당 평균 11.3개로 1위에 올랐다. 김영환 조상열, 데이비드 로건, 마커스 랜드리가 다양한 외곽 공격 능력을 갖췄다. KT는 3점슛 성공률도 38.9%로 현대모비스에 이어 2위에 오를 만큼 정교함까지 겸비했다.

서 감독은 “김민욱 김현민 이정제 등 국내 센터들이 골밑에서 리바운드와 수비에 적극 가담하면서 팀플레이가 안정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간판 가드 허훈은 8월 아시아경기 대표로 아버지 허재 감독, 형 허웅과 동반 출전하면서 특혜 선발 논란에 휩싸였다. 9월 팀 복귀 후 그는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스트레스가 심했을 텐데도 내색 한 번 안 하고 평소보다 더 밝게 보이려 애썼다는 게 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 감독은 “공격에서 허훈이 중심을 잡고 잘 끌어줬다. 불의의 부상이 더 안타까운 이유다”고 말했다.

허훈은 28일 KCC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3주가량 결장이 예상된다. KT는 이날 허훈의 백업인 박지훈이 24점을 터뜨리는 활약을 펼쳤다. 허훈은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쉬는 동안에도 웨이트 트레이닝, 슈팅 연습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윤 상명대 감독은 “적절한 작전타임과 선수 교체, 간결한 공수 패턴 등 서 감독의 벤치 능력도 돋보인다”며 “주전 부상 등 위기 국면을 극복해야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희종과 오세근이 나란히 20점씩을 넣은 인삼공사는 SK를 98-68로 크게 이겼다. LG는 삼성을 91-79로 눌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kt#서동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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