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투런’ 가을 사나이 박정권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싶어”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27일 19시 48분


코멘트
2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9회말 1사 1루 상황, SK 박정권이 승리를 확정 짓는 투런 홈런을 친 후 기뻐하고 있다. SK 와이번스가 10대8의 점수로 승리했다. 2018.10.27/뉴스1 © News1
2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9회말 1사 1루 상황, SK 박정권이 승리를 확정 짓는 투런 홈런을 친 후 기뻐하고 있다. SK 와이번스가 10대8의 점수로 승리했다. 2018.10.27/뉴스1 © News1
박정권(37?SK 와이번스)의 방망이가 터지면 가을이다.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의 중심에도 박정권이 있었다.

박정권은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8로 맞서던 9회말 1사 1루에 김상수를 상대로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끝내기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SK는 10-8로 1차전 승리를 가져갔다.

이날 이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49경기에서 타율 0.319, 9홈런 34타점을 올리고 있던 ‘가을 사나이’ 박정권은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빛났다. 교체 출전해 첫 타석은 범타에 그쳤지만, 2번째 타석인 9회말 1사 1루에서는 경기를 끝냈다.

이 홈런으로 박정권은 플레이오프 통산 7번째 홈런을 기록하며 6홈런으로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던 이승엽, 홍성흔(이상 은퇴)을 넘어섰다.

경기 직후 박정권은 “뭔가 치겠다는 생각보다는 1루와 2루 사이에 공간이 넓어 주자를 득점권에 갖다놓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치려고 했는데,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소감을 밝히며 여유 있는 미소를 짓기도 했다.

다음은 박정권과의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포스트시즌은 첫 경기가 중요하다. (김)성현이의 홈런이 나오고 분위기가 좋게 가다가 홈런을 맞고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나 해서 불안했는데, 위기에서 잘 막고 역전을 당하지 않았다. 찬스가 공교롭게 나에게 왔다.

뭔가 치겠다는 생각보다는 1루와 2루 사이에 공간이 넓어 주자를 득점권에 갖다놓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치려고 했는데,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웃음)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그렇게까지 좋아할 생각은 없었는데, 선수들이 좋아하더라.(웃음)

-가을에 어떻게 그렇게 강한가.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냥 (가을야구가) 재미있는 것 같다. 몇 경기 하고 끝날 수도 있고, 내일이 없는 경기다. 최대한 즐기려고 하고, 야구장에 남아 있는 것 자체를 즐긴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정규시즌에 힘들었는데, 답답함이 좀 해소가 됐나.
▶퓨처스리그에서도 힘들었는데, 최대한 나를 놓지 않고 붙잡았다. 참다 보니 엔트리에 들어가게 됐고, 마지막에 찬스도 왔고, 결과도 좋게 나왔다. 어디서 하든 야구는 똑같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했나.
▶엔트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은 하기 쉽지 않았다. 들면 좋고, 못 들더라도 시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를 했기 때문에 스스로 격려해주려고 했다.

-가을에 부담감은 없나.
▶없다. 주위에서만 이야기한다. 난 그냥 야구장에 나와 있는 게 재미있다.

-가을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싶은 선수가 많을 텐데, 조언을 하자면.
▶단기전이다 보니 본인도 모르는 쓸 데 없는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포스트시즌에는 자기 스윙이나 플레이가 어떤지 모른다. 한 박자 쉬고 평소보다 천천히, 느리게 하면 자기 것이 나오는데 힘이 들어가서 역효과가 나는 것 같다.

후배들이 힘 빼고 즐겼으면 좋겠다. 내가 못하면 뒤에서 해결해준다는 믿음이 있으니 꼭 자기가 해결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과거에는 팀에 베테랑이 많았는데 지금은 젊은 선수가 많다. SK가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나.
▶충분히 그렇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긴장된다고는 하는데 말만 그런 것 같다. 표정들은 다들 괜찮더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3회말 벤치클리어링이 나왔는데, 선수들이 흥분하고 있나.
▶이런 단기전에서 흥분은 절대 안 된다. 흥분하면 쓸 데 없는 힘이 들어가고 감정적으로 변해서 냉정함, 차분함이 사라진다. 그래서 (3회 벤치클리어링 후에 바로) 벤치에서 미팅을 하면서 차분하게 하자고 얘기했다. 벤치클리어링 끝나고 나서는 선수들이 차분해졌다. 내일은 후배들이 더 잘 할 것 같다.

-SK 왕조 시절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멤버가 다 바뀌었다. 그때의 기억은 추억일 뿐이다. 지금은 잘 하는 후배들이 많이 있다. 그 후배들이 잘 하면 된다.

-플레이오프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7개)을 친 선수가 됐는데.
▶경기를 많이 해서 자연스럽게 따라온 것 같다. 이유는 모르겠다.

(인천=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