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이 전북에 남긴 흔적 ‘팬과의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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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4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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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 리그) 최강팀 전북 현대에서 최강희(59) 감독의 존재는 매우 특별하다. 최 감독은 2005년 전북 사령탑에 부임 후 재임기간 동안 6번의 K리그 우승, 2번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1번의 FA컵 우승 등 무려 9개의 우승 트로피를 팀에 안겼다. 성과 자체도 대단했지만, 이보다 더 돋보이는 것은 팬과 구단이 하나가 되는 문화를 심었다는 점이다.

최 감독은 전북 팬들에게 단순한 ‘축구 감독’이 아니다. 축구를 함께 즐기고 호흡하는 존재다. 숙소를 찾아온 팬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집에 돌아가는 방법까지 직접 마련해줬다. 최 감독은 과거 “시내에서 숙소까지 오려면 버스를 2번은 갈아타야 한다. 구단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찾아올 수 없다. 어떻게 그냥 보내겠는가. 돌아갈 때에도 퇴근하는 선수들에게 팬들을 태워서 시내까지 배웅하라고 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K리그 무대에서 대부분의 팬과 구단, 감독의 사이는 애증의 관계다. 성적이 나지 않는 팀은 팬들이 경기장에서 구단 버스를 막아서고 이에 감독이 사과하는 모습은 이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 됐다.

전북은 다른 모양새다. 감독이 직접 나서서 팬들을 반기니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덕분에 전북은 최고의 ‘팬 프렌들리’ 구단으로 손꼽힌다. 성적 자체가 뛰어나기도 하지만,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팬들이 이를 이해하고 함께 이겨나가는 분위기다. 최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으로 떠나기로 결정했을 때에도 팬들은 최 감독의 입장을 헤아렸다.

최 감독은 “나에게서 축구를 빼면 전북이 남는다”고 말할 만큼 팀, 선수, 팬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전북의 문화 자체였던 그의 흔적은 팬들의 기억 속에 깊이 남아 있을 것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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