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두 번의 터닝포인트 함께한 김학범과의 특별한 인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이 1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승리한 후 9골로 대회 득점 1위에 오른 황의조(가운데)와 손흥민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의 와일드카드 황의조(26·감바 오사카)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이 낳은 최고 스타 중 한명이다. 김학범(58) 감독의 부름을 받아 와일드카드로 선택 받았을 때만해도 팬들로부터 ‘인맥논란’에 휩싸여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둘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성남FC에서 감독과 선수로 만난 경험이 있다.

황의조에게 김 감독과의 만남은 터닝포인트였다, 2014년말 김 감독이 성남FC의 사령탑으로 부임할 때만해도 황의조는 유망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김 감독 부임 후 황의조는 잠재력을 제대로 폭발시켰다. 15골을 기록한 그는 단숨에 K리그1 최고의 공격수로 발돋움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현 소속팀인 감바 오사카의 러브콜을 받는 밑거름이 됐다.

김 감독와 황의조는 AG를 앞두고 재회했다. 김 감독은 팬들의 비난 속에서도 “오로지 실력으로 (황의조를) 뽑았다. 해외파 공격수 중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선발 이유를 명확하게 밝혔다.

AG참가는 황의조에게 두 번째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는 부담감을 극복하고 두 차례나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7경기에서 무려 9골을 뽑아내는 무서운 골 결정력을 뽐내며 U-23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이 인맥으로 선수를 뽑았다’던 팬들은 ‘김 감독이 엄청난 인맥을 통해 황의조를 모셔왔다’고 평가했다.

AG 금메달을 통해 황의조는 축구 팬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뽐내는 계기를 마련했고, 또 군복무 면제라는 특별한 선물도 받았다. 또한 9월 A매치에 나서는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49) 감독의 부름을 받아 한동안 멀어졌던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자리를 되찾았다. 두 번의 터닝포인트가 모두 김 감독과의 만남을 통해 이뤄진 셈이다. 이 정도면 김학범-황의조의 인연은 ‘슈퍼 인맥’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