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대동강의 꿈 뭉쳐… 용선 女단일팀 金 저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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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에 처음으로 한반도기… 200m 동메달 이어 500m 金
단일팀 국제종합대회서 첫 메달… 20일간 ‘화합의 땀’ 마침내 결실
男단일팀 오늘 1000m 金 도전

카누 드래건보트(용선) 단일팀을 구성한 남북 여자 선수들이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카누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용선 여자 500m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팔렘방=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카누 드래건보트(용선) 단일팀을 구성한 남북 여자 선수들이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카누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용선 여자 500m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팔렘방=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분24초788.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카누 드래건보트(용선) 남북 단일팀 여자 선수들은 노를 번쩍 치켜들면서 환호했다.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조정·카누경기장에 단일팀 우승 때 연주하기로 했던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25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200m 동메달을 목에 건 용선 여자 단일팀이 26일 500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현정화 리분희가 활약한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여자 단체전 등에서 단일팀이 금메달을 딴 적이 있다. 하지만 아시아경기나 올림픽 같은 국제 종합대회에서 단일팀이 메달을 따낸 것도, 금메달을 따낸 것도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단일팀의 메달은 남한이나 북한 메달로 집계되지 않고 ‘코리아(Korea)’의 메달로 별도 집계된다.

단일팀 선수들은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한반도기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국가 대신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팔렘방=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단일팀 선수들은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한반도기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국가 대신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팔렘방=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남북 여자 단일팀 감독은 남한의 강근영 감독(37)이 맡았다. 하루 전 동메달을 따낸 뒤 강 감독은 “한국의 폭염 속에서 하루 6시간 이상 땀 흘리며 버텨왔다. 거리가 길수록 체력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했다. 전날 ‘동메달 멤버’ 그대로 출전했다. 북측 맏언니 도명숙(24)이 북잡이로 나섰고, 남측 맏언니 김현희(26·부여군청)를 비롯해 남북 선수 각각 5명(남한 변은정, 이예린, 장현정, 조민지, 북한 김수향, 정예성, 차은영, 윤은정, 호수정)이 노를 잡았다. 단일팀 막내 리향(16·북한)이 키를 잡았다.

20일 남짓 함께 훈련했지만 한 몸 같았다. 6개 팀이 나선 500m 결선에서 단일팀은 초반부터 앞서 나갔다. 그러나 중국이 거세게 추격했다. 250m 지점까지 0.16초 차의 박빙 승부가 이어졌다. 그러나 단일팀은 후반 스퍼트를 냈다. 결국 단일팀은 2위 중국(2분25초092)에 0.304초 앞서며 우승했다. 3위는 태국(2분26초904)이 차지했다. 김용빈 대한카누연맹 회장은 “선수들이 스포츠계의 ‘소녀시대’가 돼 앞으로도 세계에 평화를 알리는 주역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강에서 땀 흘리던 젊은이들과 대동강에서 금메달의 꿈을 키우던 젊은이들이 한반도 전체에 기쁨을 주었습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남북 단일팀 화이팅! 선수들의 꿈과 한반도 평화 화이팅!”이라고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27일 용선 1000m에서는 남자 단일팀이 우승에 도전한다.

팔렘방=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유근형 기자
#아시아경기#카누 용선#남북 단일팀#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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