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초보감독 현주엽 ‘달라진 일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29일 05시 45분


27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 창원 LG의 경기에서 LG 현주엽 감독이 김종규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원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7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 창원 LG의 경기에서 LG 현주엽 감독이 김종규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원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팀 성적 좋지않아 술 맛도 잃어
경기없는 날엔 녹화경기와 씨름


창원 LG 현주엽(42) 감독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 출신인데다 지도자 경력 없이 곧바로 프로팀 사령탑에 올라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그 뿐이 아니다. LG 사령탑에 오르기 직전 TV 프로그램에서 ‘먹방’으로 유명세까지 탔다. 시즌 절반을 소화한 초보 사령탑 현 감독의 최근 일상이 궁금했다.

● 술맛을 잃었다(?)

종목을 불문하고 많은 프로팀 감독들은 늘 승부의 세계에 있다보니 스트레스가 심하다. 대부분 감독들이 술로 스트레스를 날린다. 현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알아주는 주당이었다. 그랬던 그가 감독으로 변신한 뒤 술자리를 많이 줄였다고 한다. 그는 “한 번 먹으면 끝을 봐야 하는 스타일이라서 자제하고 있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한 뒤 진심어린 말을 이어갔다.

“하루는 경기를 지고 나서 소주 3병을 사서 내 방으로 들어갔는데 2∼3잔 마시다 말았다. 맛이 없더라. 난 즐거워야 뭐든 잘 먹는 스타일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팀 성적이 좋지 않으니 술맛도 없더라. 그래서 요즘은 술을 잘 찾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LG 현주엽 감독. 사진제공|KBL
LG 현주엽 감독. 사진제공|KBL

● 일상이 된 농구시청과 걷기

현 감독은 월요일이 가장 심심하다고 했다. 이유는 남자프로농구 경기가 없는 날이라 딱히 할 게 없다는 것이었다. “감독이 된 뒤 우리 팀 경기가 없는 날 저녁은 무조건 다른 팀 경기 중계방송을 보게 되더라. 농구 진짜 많이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월요일이 심심하다. 월요일 저녁에는 주로 녹화된 경기들을 보는 편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여가 시간은 주로 걷는다. 훈련장 코트를 걷거나 숙소 주변을 하염없이 걷는다고 했다. 시간도 딱히 정해놓지 않는다. 새벽에 걸을 때도 있다고 했다. 현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서 이를 정리하기 위해 혼자 걷는다. 걸으면서 생각하다보면 어느 정도 머릿속이 정리가 돼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설위원 시절 현주엽. 사진제공|KBL
해설위원 시절 현주엽. 사진제공|KBL

● 되돌아보게 된 해설위원 시절

현 감독은 2016∼2017시즌까지 3시즌 동안 MBC스포츠플러스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마이크를 잡았던 시절 가감 없이 솔직한 해설로 많은 농구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감독 생활을 하다보니 해설위원 시절을 돌아보게 됐다. 그 때는 감독들이 뭔가를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직접 팀을 지휘해보니 감춰야 할 부분도 있더라. ‘해설할 때 덜 독하게 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감독으로 지낸 7개월여를 돌이켜보며 현 감독은 “재미있고, 공부도 많이 된다”고 자평했다. 그는 “최근 팀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부족한 부분이 먼저 보인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는데 팀이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잘 준비해 보겠다”며 젊은 감독다운 신선한 포부를 밝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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