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마 이길거야” 불안을 자신감으로 바꾼 외인코치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13일 05시 45분


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미냐노 코치, 그란데 코치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미냐노 코치, 그란데 코치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정확한 분석에 경기전엔 자신에 찬 격려
왼발잡이 잡는 법·심리전 방법까지 제시

“식사를 하고, 잠 잘 때만 빼고 거의 매 순간을 함께 한다.”

축구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이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 평가전(2-1)을 마치고 최근 합류한 스페인 코칭스태프 효과에 남긴 말이다.

신태용호는 출범 이후 끊임없이‘경험 부족’이란 평가에 시달렸다. 화려한 현역을 보냈지만 지도자로서 족적은 뚜렷하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보강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거쳐 스페인대표팀에서 이력을 쌓은 토니 그란데(70) 수석코치와 이에 못지않은 화려한 이력의 하비에르 미냐노(50) 피지컬 코치가 합류했다. 처음부터 인상이 강렬했다.

“너무 온순하게 축구를 한다”는 뼈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약체가 강호를 넘어서기 위해선 얌전한 플레이는 지양해야 하는 법.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이라면 더욱 그렇다. 물론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모두가 공감한다. 다만 무조건적인 파이팅은 화를 가져올 수 있다.

결국 파울도 요령껏 해야 한다는 당연한 결론이 나온다.

10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콜롬비아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경기가 열렸다. 한국 고요한이 돌파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0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콜롬비아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경기가 열렸다. 한국 고요한이 돌파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최근 A매치에서 대표팀이 거듭 부진했던 작은 원인을 한 가지 발견하고 진단했으니 이어진 수순은 해결책을 선수단에 제시하는 것. 예전보다 한층 디테일한 영상이 태극전사 각자에게 전달됐다. 왼발잡이 상대를 차단하는 법, 성미 급한 적을 더욱 흥분시키는 법까지 디테일이 제시됐다.

신 감독을 포함한 국내 코치진과는‘팀 스피릿’을 극대화하고, 가장 효율적인 맞춤형 전략 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대부분 우리 자신보다 상대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뒀다. 훈련시간도 섬세하게 배분했다. 오랜 비행을 마친 해외파에게는 절대 휴식을 결정했다. 소집 첫날(6일)부터 다음날까지 유럽 리거들은 스트레칭과 러닝만 했다.

완전체가 훈련한 것은 8∼9일이 전부였다. 과거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 시절에는 합류 다음날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이런 작은 변화에 선수의 컨디션은 이전과 달리 100% 되살아났다.

여기에 작은 격려까지 추가됐다. 한 수 위의 상대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모두가 “정말 할 수 있을까”라며 걱정할 때 이들은 선전을 장담했다. “걱정하지 마. 우리 이길 수 있어. 예상 스코어 2-1이 확실해!”라고 했고 그 말은 결국 현실이 됐다. 선수들과의 개별적인 티타임 같은 드러나는 스킨십을 하지 않지만 경기 직전 워밍업 도중에 나온 이들의 생각지 못한 한 마디에 태극전사들 모두가 잔뜩 고무됐다. 막연한 불안을 확신과 자신감으로 바꾼 변화의 계기 바로 모멘텀이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