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경기냐, 지지않는 경기냐 갈림길 선 전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26일 05시 45분


전북 최강희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최강희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동국이 위해, 제주전도 백패스 NO!

승점 4점차 제주에 상대전적 뒤지지만
방패 대신 창…이동국 골로 우승 기대


이기는 경기냐, 무리하지 않는 경기냐.

전북현대가 마지막 갈림길에 섰다. 2009∼2011∼2014∼2015년에 이어 통산 5번째 K리그 정상을 노리는 전북은 29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 36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3경기가 남은 가운데 20승9무6패(승점 69)로 단독선두다.

상위스플릿(1∼6위)에 함께 진입한 3위 울산현대(승점 59), 4위 수원삼성(승점 57), 5위 FC서울(승점 55), 6위 강원FC(승점 46)는 대권 레이스에서 미끄러졌다. 울산이 남은 3경기를 전부 이기더라도 전북을 넘지 못한다.

이제 우승경쟁은 전북과 제주(승점 65)의 2파전이다. 주말 1·2위 팀간 격돌에 모든 시선이 쏠린다. 전북이 이기면 잔여 일정과 관계없이 우승을 조기 확정한다. 물론 제주와 비겨도 격차를 유지할 수 있기에 나쁘지는 않다.

만일 패하면 1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한다. 2경기가 남는 상황에서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그래서 전북 벤치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다소 무리하더라도 공격적인 기존의 패턴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패하지 않는 안정적인 축구를 하느냐 가운데 선택해야 한다.

그동안 전북은 안방에서 모험적인 경기운영을 했다. 위험 지역에서의 백패스나 몸싸움을 회피하면 벤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공을 뒤로 돌리면 안 된다”면서 최강희 감독은 닥치고 공격을 강조했다.

그래도 우승을 목전에 둔 경기는 평소와 다른 접근이 필요할 수 있다. 극단적인 ‘선 수비-후 역습’은 아니더라도 제주의 강력한 역습을 피하기 위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 전북은 제주와 정규리그 3차례 대결에서 1승2패로 약했다. 상대전적에서 유일하게 뒤진 팀이다.

제주는 공격지향적인 전북을 요리하는 법을 알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안정에 방점을 둬야하지만 최강희 전북감독은 달랐다. 공격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22일 강원 원정을 4-0 대승으로 마친 뒤 그는 “이동국이 개인통산 199호 골을 만들었다. 홈 팬들 앞에서 200호 골을 넣고 우리가 우승하는 극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싶다. 경고누적으로 빠졌던 김신욱도 돌아온다”며 방패가 아닌, 창을 강조했다. 결국 얻어맞더라도 가장 잘하는 부분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행히 스플릿 라운드 2경기에서 무실점을 했다. 뒷문이 안정됐다. 특급 수비수 김민재가 빠졌어도 어느 정도 탄탄한 디펜스를 구축했다.

제주는 지금 상황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 공교롭게도 전북은 제주와의 대결을 통해 2014, 2015 시즌 우승을 확정한 기억이 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이라 쓰라림이 더했다. “정규리그에서 2승을 하다 10월 들어 전북에 졌다. 장소는 바뀌었지만 2∼3년 전과 같은 장면이 나오는 건 용납하기 어렵다”고 제주 조성환 감독은 말한다. 제주 입장에서 보자면 또 다시 전북 우승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운명을 좌우할 한 번의 선택. 주말 전주성에서는 과연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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