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터를 이겼어!” 넥센 김성민 웃게 만든 박동원의 한마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19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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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성민-박동원-장정석 감독(왼쪽부터).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넥센 김성민-박동원-장정석 감독(왼쪽부터).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잘했어. 네가 헥터를 이긴 거야!” 넥센 포수 박동원(27)은 깜짝 호투를 펼친 어린 투수에게 목청껏 소리쳤다. 조용한 성격의 후배는 예상치 못한 선배의 한마디에 웃음보가 터졌다. 리그 최고의 외국인투수 KIA 헥터 노에시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다윗’ 김성민(23)의 얘기다.

김성민은 18일 고척돔에서 열린 KIA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팀의 후반기 첫 경기. 더군다나 상대 선발투수는 15연승을 내달리고 있던 헥터였다. 기록으로 봤을 때 ‘언더독’은 당연히 넥센이었다.

그러나 ‘언더독의 반란’이 일어났다. 김성민은 막강 KIA 타선을 상대로 5.1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두 자릿수 득점을 우습게 하던 상대 타선을 철저히 봉쇄하며 단 5안타만 내줬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에 그쳤지만 특유의 완급조절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2-1의 1점차 리드를 5회까지 지키며 승리투수 요건까지 채웠다. 그는 6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올라 4번 타자 최형우를 범타로 처리한 뒤 교체됐다. 불펜진의 실점으로 승리는 날아갔지만 단연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19일 KIA전을 앞두고 만난 김성민은 “행운의 완투승을 거뒀던 날보다 기뻤다. 변화구가 잘 떨어졌고, 무엇보다 항상 위협적인 타자로 느꼈던 최형우 선배를 상대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박)동원이 형 때문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큰소리로 ‘네가 헥터를 이겼어!’라고 하더라. 헥터는 워낙 좋은 투수 아닌가. 맞대결에서 내 공을 던졌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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