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핵심타자 윤석민 보낼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7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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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윤석민.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넥센 윤석민.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넥센은 7일 트레이드를 통해 내야수 윤석민(32)을 kt로 보내는 큰 결단을 내렸다. 그 반대급부는 정대현(26)과 서의태(20)였다. 이들 2명 모두 넥센에 필요한 좌투수 자원인 것은 맞다. 그러나 윤석민이 6일까지 78경기에서 타율 0.325(292타수95안타), 7홈런, 47타점, 출루율 0.374의 성적을 거두며 팀의 핵심타자로 활약한 데다 새로 합류한 2명의 투수 모두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는 점에 따라붙은 의문부호가 한둘이 아니다. 넥센 고형욱 단장도 “쉽게 결정한 트레이드는 아니다”고 밝혔다.

● kt, 윤석민 카드 강력하게 원했다

먼저 트레이드를 제안한 쪽은 kt였다. 올 시즌 6일까지 80경기에서 심각한 타격 부진을 겪은 탓이다. 팀 타율(0.264)과 타점(310타점), 득점(330득점), 안타(714개), OPS(0.703) 등 대부분의 타격 성적이 리그 꼴찌(10위)다. 홈런(53개)도 2번째로 적다. 특히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4번타순에서 나온 홈런이 9개에 불과하다. 10개 구단 중 유일한 한 자릿수. 타율(0.278)도 2번째로 낮다. 그러다 보니 득점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당 득점생산을 나타내는 지표인 RC/27도 4.12로 꼴찌였다. kt 김진욱 감독도 “좋은 타자들이 많은데, 4번을 칠 선수가 마땅치 않다”고 아쉬워한 터였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장타력을 갖춘 윤석민은 kt에 대단히 매력적인 카드였다.

● 넥센, 좌투수 절실했다

넥센은 kt의 트레이드 제안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야수 자원이 풍부하지만, 마운드 운용에는 어려움을 겪던 터였다. 특히 우투수와 견줘 좌투수 자원이 부족했다. 필승계투조(조상우~이보근~김상수)에 배치된 3명 모두 우투수라는 점이 그 증거다. 반대로 채태인과 김태완, 박윤, 김웅빈, 송성문 등 여러 명의 야수가 윤석민과 포지션이 겹친다. 그래서 택한 카드가 신인 서의태와 8년차 정대현이다. 특히 195㎝·120㎏의 하드웨어를 지닌 서의태의 잠재력을 눈여겨봤다. 고 단장은 “서의태는 신체조건이 좋고, 공이 빠른 좌투수”라며 “투구 폼을 한층 부드럽게 조정하느라 2군에서 등판하지 않았다. 실전을 준비하는 과정이었고, 발전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정대현까지 데려오면서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았다. 정대현은 분위기를 바꿔주면 우리 팀과도 잘 맞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 넥센 “초반에는 욕먹을 수 있는 트레이드”

팀 타율(0.301)과 득점(448점) 2위의 강타선은 살리고, 방어율 8위(5.15)의 약한 마운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고 단장은 “초반에는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욕을 먹을 수 있다. 지금은 이름값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인정했다. 팀의 핵심 타자인 윤석민을 보낸 데 따른 비난을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러면서도 “야수 쪽에는 채태인과 김태완 등 윤석민의 자리를 메울 선수들이 있지만, 투수 쪽에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보내기 아까운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 정대현은 군 복무를 마친 이후까지 계산했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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