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격투기 1세대 함서희, 다시 찾은 희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2일 05시 45분


ROAD FC 여성부 아톰급 초대 챔피언에 오른 함서희(가운데 꽃다발 든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l ROAD FC
ROAD FC 여성부 아톰급 초대 챔피언에 오른 함서희(가운데 꽃다발 든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l ROAD FC
구로베 꺾고 로드FC 초대 아톰급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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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같은 무대로 돌아온 함서희(30, 부산 팀 매드/성안세이브)가 ROAD FC 첫 여성 챔피언에 올랐다. 자신의 세 번째 타이틀이다. 함서희는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ROAD FC 039 메인이벤트 아톰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에서 일본의 구로베 미나(40)에게 3라운드 3분 12초 만에 파운딩 TKO승을 거뒀다. 국내 여성 종합격투기 1세대 함서희는 CMA/KPW 여성 라이트급 챔피언, 일본 딥 주얼스 아톰급 챔피언에 오른 뒤 미국으로 향했다.

ROAD FC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UFC에서 큰 꿈을 펼쳐보려고 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스트로급에서 1승3패 성적을 남겼다. UFC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은퇴를 생각했지만 ROAD FC 정문홍 대표가 그를 불렀다. 힘들 때 함께 고생했던 인연을 잊지 않은 정 대표는 함서희와 계약하고 컴백을 위한 화려한 문대를 준비했다. 그렇게 해서 2년10개월 만에 국내무대로 돌아온 함서희는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차면서 새로운 격투기 인생을 열었다. 승리 뒤 함서희가 눈물을 쏟은 것은 절망의 끝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았기 때문이다.

종합격투기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함서희는 노련했다. 1라운드 타격전에서 딥 주얼스 아톰급 현 챔피언 구로베를 앞섰다. 구로베는 자신이 잘하는 그라운드로 끌고 가려고 했지만 함서희는 잘 방어했다. 2라운드 앞차기를 하다가 다리를 잡혔지만 하체로 상대의 목을 감는 초크 공격으로 반격했다.

그라운드에서도 밀리지 않은 것을 확인한 함서희는 3라운드에도 그라운드로 맞선 뒤 3분 12초만에 파운딩 연타로 TKO 승리를 따냈다.

한편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무제한급 파이터들의 대결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무승부가 됐다. 1라운드 시작하자마자 첫 공방에서 명현만(32, 팀 강남/압구정짐)의 로킥이 펀치를 휘두르는 아오르꺼러(22, 중국)의 급소를 강타하는 사고가 났다. 아오르꺼러는 주저앉은 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심판은 명현만의 로킥에 고의는 없었다고 보고 노 콘테스트를 선언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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