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세계화 이끈 ‘푸른 눈의 사나이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21일 05시 45분


렛츠런파크 서울의 유일한 외국인 조교사 브라이언. 2016년 한국 경마에 개업하자마자 복승률 1위를 기록하며 능력을 자랑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의 유일한 외국인 조교사 브라이언. 2016년 한국 경마에 개업하자마자 복승률 1위를 기록하며 능력을 자랑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2016년 개업 조교사 브라이언 복승률 1위
외국인 기수, 11명불구 3년간 복승률 20%
25명의 트랙라이더 한국경마 선진화 기여

세계화 바람이 우리 스포츠에도 거세게 분다. 프로야구와 프로배구, 프로농구, 프로축구 등 한국 프로스포츠 대다수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웃고 운다. 경마도 예외는 아니다. 조교사에서부터 기수, 트랙라이더(관리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위에서 한국경마를 뒤흔들고 있는 외국인들 있다. 이들의 활약상이 무섭다.

● 경마의 세계화바람 어디까지 왔나

현재 한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경마관계자는 40여 명. 트랙라이더가 서울과 부경을 합쳐 25명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이어 기수 11명, 조교사 5명 순이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내 경마관계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경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마사회가 적극적으로 문을 열고 영입에 나선 덕분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조교사, 기수, 트랙라이더 등 모든 부문에서 외국인 비율은 10% 미만 수준으로 경마선진국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다. 홍콩은 외국인 기수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이처럼 낮은 비율이지만 해마다 외국인들의 활약은 매섭다.

● 무시무시한 외국인 조교사들의 성적표

서울 유일의 외국인 조교사 브라이언은 개업 첫 해인 2016년, 복승률 1위를 달성하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부경은 ‘경마계의 히딩크’라 불리는 울즐리를 필두로 라이스, 토마스, 밀러 등 4명이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울즐리는 김영관 조교사에 이어 2016시즌 승수, 승률, 복승률 등 전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김영관 조교사와 함께 두바이월드컵에 도전해 애마(愛馬) ‘디퍼런트디멘션’으로 카니발(예선전) 입상을 기록했다.

4년차에 접어든 라이스는 해마다 상승세다. 2016년 부경 조교사 승수 5위였다. 올해는 4월 기준으로 한 계단 상승한 4위다. 2015년 개업한 토마스는 2016년 경남도지사배에서 우승하며 첫 해 대비 5.4%p 상승한 15.2%의 승률을 기록했다. 2016년 9월 개업한 늦깎이 밀러는 3개월간 2승을 챙기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 두드러진 외국인 기수의 약진

조교사 못지않게 외국인 기수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11명으로 전체의 9%에 불과하지만 최근 3년간(2014∼2016년) 평균 10% 이상의 승률과 20% 이상의 복승률을 달성했다. 서울에서는 페로비치가 2016년 72승을 챙기며 문세영, 김용근에 이어 다승 3위에 올랐다. 부경에서는 사토시가 39승으로 다승 5위에, 다실바가 21승으로 복승률 5위에 이름을 올렸다.

● 한국명마 선진화의 진짜 주인공은 외국인 트랙라이더

트랙라이더 역시 기수를 대신해 평소 경주마 훈련을 전담한다는 측면에서 한국경마 선진화에 없어선 안 될 요소다. 현재 서울에서는 5명의 외국인 트랙라이더가 활동하고 있다. 부산은 무려 20명이 활약 중이다. 서울이 지난해 최초로 외국인 트랙라이더를 도입한데 비해, 부경은 훨씬 전인 2008년부터 외국인 고용에 열을 올린 덕분이다.

이 같은 외국인들의 활약에 힘입어 올해 마사회는 외국인 경마관계자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조교사는 브라이언에 이어 서울에 한 명을 더 충원할 계획이며, 트랙라이더 역시 조교수준 향상을 목표로 확대 도입한다. 한국마사회는 “2022년까지 대망의 PARTⅠ 승격을 위해 전사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우수 해외인력 유치는 이를 위한 세부 방안이다. 올해는 외국인 조교사 지원자격 완화 등 다양한 제도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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