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풀가동한 수원…인천에 이기긴 했지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20일 05시 45분


수원 염기훈.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수원 염기훈.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주전 체력과 맞바꾼 FA컵 32강 승리

수원삼성은 요즘 전형적으로 ‘안 되는 집안’이다. 6라운드까지 마친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5무1패로 부진한 데다, 한때 최고를 자랑하던 관중은 반토막이 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수비수 이정수는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혀 안 그래도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더욱 흐렸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이정수의 이탈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하지만, 정황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분위기다.

이 와중에 수원은 1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FA컵 32강전 원정경기를 치렀다. 부담이 큰 일전이었다. 인천은 후반 막판 수원의 실점이 많다는 사실에 착안해 ‘쎄오 타임’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팀이다. 올 시즌 클래식 첫 맞대결에서도 인천에 3-1로 앞서던 수원이 거짓말처럼 2골을 내줘 결국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물론 인천의 상황도 어렵다. 3무3패로 꼴찌다. 수원과 함께 아직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인천의 선택은 달랐다. 지친 주력 선수 대부분을 제외하고 8∼9명의 새 얼굴을 내세웠다. 베스트 라인업을 총동원한 수원과 대조적이었다.

인천 이기형 감독은 “선발과 백업의 격차가 크지 않다. 기회를 기다린 선수들의 실력을 체크하고,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서 감독은 “(주전들이) 자신감을 얻고, 위축되지 않고, 부담감을 떨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판승부에서 모두가 웃을 수는 없는 법. 결실을 챙긴 쪽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염기훈이 후반 11분 프리킥으로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수원이었다.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을 병행하는 살인일정 속에 주전들의 체력을 비축하지 못한 대신, 모처럼의 승리로 심적 안정을 얻었으니 전혀 소득이 없진 않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수원이다.

인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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