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 4년 재계약, 왜 파격인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20일 05시 30분


현대캐피탈이 최태웅 감독에게 4년 더 지휘봉을 맡긴다. 기존에 합의된 2016~2017시즌까지의 계약을 폐기하고, 2020~2021시즌까지 기간을 새로 정한 파격조건이다. 스포츠동아DB
현대캐피탈이 최태웅 감독에게 4년 더 지휘봉을 맡긴다. 기존에 합의된 2016~2017시즌까지의 계약을 폐기하고, 2020~2021시즌까지 기간을 새로 정한 파격조건이다. 스포츠동아DB
현대캐피탈이 최태웅 감독(41)과 파격 재계약을 했다. 한국프로스포츠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형태로, 구단이 감독에게 기존 계약의 파기를 먼저 제안한 뒤 새롭게 그 이상의 조건을 보장해준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2014~2015시즌 몰락한 뒤, 현역 은퇴한 최태웅을 바로 감독 선임했다. 코치도 거치지 않고 바로 감독으로 승격시킨 것이다. 현대캐피탈 정태영 구단주의 결단이었다. 3년 계약을 했고, 조건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임 김호철 감독(현 남자국가대표팀 감독) 수준의 호조건이었다. 전혀 검증되지 않은 초보감독에게, V리그 우승 2회를 달성한 베테랑 감독만큼 우대해준 것이다.

따라서 합의된 계약서에 따르면, 최 감독의 계약 만료시점은 2017~2018시즌까지다. 야구계에서 계약기간 만료 전에 재계약을 하는 케이스가 없진 않다. 그러나 이는 기존 계약기간을 인정하고, 추가 계약을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현대캐피탈은 2016~2017시즌 직후 재계약 협상을 진행했고, 1시즌 남았던 2017~2018시즌 계약을 합의 하에 폐기한 것이다. 그리고 더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제시했다. 우승과 메시지를 동시에 성취한 최 감독을 배려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선물인 셈이다.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인천 대한항공과 천안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가 열렸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헹가래를 받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16-2017 NH농협 V리그‘ 인천 대한항공과 천안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가 열렸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헹가래를 받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원래 최 감독은 연봉 외에 3시즌을 맡는 전제로 계약금을 받았다. 그러나 새 계약이 성립되며 사실상 2시즌만 지휘하고, 3시즌 계약금을 모두 받은 셈이 됐다. 또한 새 계약을 통해서 성립된 계약금과 연봉 수준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V리그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최 감독이 2017~2018시즌부터 향후 4시즌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2020~2021시즌까지 최 감독은 현대캐피탈 수장직을 보장 받았다. 팀과 감독의 상호 신뢰 속에 ‘장수감독’으로 가는 반열에 올라선 셈이다. 현대캐피탈을 V리그 ‘리딩구단’으로 올려놓은 공로를 인정함과 동시에 팀의 미래까지 책임져 달라는 당부가 담겨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