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잃은 아이제이아 토머스의 투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9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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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퍼런스 8강 PO 하루 앞두고 여동생 사망 비보
-홈 1·2차전 출전해 분전…팀은 2연패로 탈락 위기


미국프로농구(NBA) 보스턴의 간판스타 아이제이아 토머스(28)는 2016~2017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28.9점·2.7리바운드·5.9어시스트로 활약하며 팀을 동부 콘퍼런스 1위로 끌어올렸다.

농구선수로선 매우 작은 175㎝의 키 때문에 2011년 신인드래프트 60순위(마지막 순번)로 지명된 무명의 선수가 그려낸 성공 드라마는 많은 NBA 팬들에게 감동을 안기고 있다.

단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팀의 에이스로 거듭난 토머스는 이번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또 다시 큰 시련을 겪었다. 시카고와의 동부 콘퍼런스 8강 PO(7전4승제) 1차전을 하루 앞둔 16일(한국시간) 팀 훈련 도중 비보를 접했다. 자신보다 다섯 살 어린 여동생 시나 토머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을 거둔 것이다.

실의에 빠진 토머스는 예정됐던 언론 인터뷰를 모두 취소한 채 라커룸에서 눈물을 쏟았다. 훈련 도중 홈구장 TD가든의 의자에 앉아 눈물을 흘리는 토머스와 옆에서 그를 위로하는 에이브리 브래들리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본 많은 NBA 팬들이 구단 SNS를 통해 위로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개인에게 큰 슬픔이었지만, 토머스는 PO에 나서는 팀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는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과의 면담에서 출전 의사를 밝힌 뒤 1·2차전을 모두 뛰었다. 1차전에서 102-106으로 진 보스턴은 여동생을 잃은 슬픔을 뒤로한 채 경기에 나선 토머스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19일 역시 TD가든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도 97-111로 패했다.

보스턴은 2차전에서 드웨인 웨이드(22점), 지미 버틀러(22점·8리바운드·8어시스트), 레이존 론도(11점·9리바운드·14어시스트)를 앞세운 시카고의 공세를 당해내지 못했다. 토머스는 41분간 뛰면서 팀 내 최다인 20점을 올렸지만, 승리를 맛보진 못했다. 홈 1·2차전을 모두 내준 동부 콘퍼런스 1번 시드의 보스턴은 업셋 위기에 놓였다.

토머스는 20일 가족이 머물고 있는 시애틀로 향해 장례식을 치른 뒤 팀에 복귀해 22일 시카고에서 열릴 3차전에도 나설 예정이다. 무명의 설움을 극복하며 스타 반열에 오른 그가 또 한 번 자신 앞에 닥친 시련을 이겨내고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낼 수 있을까. 보스턴 팬들은 토머스가 그려낼 또 한 편의 드라마를 기대하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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