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전 승리한 서울, 영건들 가능성 발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3일 05시 45분


FC서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FC서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박민규·황현수 등 젊은 선수들 활약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FC서울이 K리그에서도 ‘챔피언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서울은 11일 웨스턴 시드니(호주)와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데얀(2골), 이석현(1골)의 릴레이골을 앞세워 3-2로 이겼다. 챔피언스리그 4경기 만에 거둔 첫 승(1승3패·승점 3)이지만, 적잖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승리였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이번 원정길에 박주영, 김치우, 윤일록, 고요한, 주세종 등 주축 선수들을 동행시키지 않았다. 사실상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고육지책이었지만,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여전히 16강행 가능성은 희박하다. 서울이 남은 2경기에서 상하이 상강(중국)과 우라와 레즈(일본·이상 승점 9)를 모두 꺾어도 자력으로는 16강에 오를 수 없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을 빼고 젊은 선수들을 내세운 시드니전 승리는 여러 면에서 긍정적이다. 지난해 클래식(1부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서울은 현재 2승2무1패로 5위에 올라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그다지 나쁘지 않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망스럽다. 올 시즌 챔피언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전북현대(0-1 패), 제주 유나이티드(0-0 무)를 상대로 1무1패에 그쳤고, 승리한 경기도 내용 측면에선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시드니전에선 그동안 부진했던 스트라이커 데얀이 모처럼 2골을 폭발했고, 비록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마우링요도 활발한 움직임을 자랑했다. 특히 박민규, 황현수, 황기욱 등 ‘영건’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호주에 가지 않은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리그 운영에서 황 감독의 선수기용 전략이 다양해질 수도 있다. 선수들간 선의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은 16일 울산현대와의 클래식 6라운드를 시작으로 30일 대구FC전까지 보름 동안 5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앞두고 있다. 시드니전 승리로 서울이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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