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외곽포 꽁꽁 묶은 삼성…먼저 1승

삼성 라틀리프. 사진제공｜KBL

■ 남자프로농구 4강 PO 1차전

슈터 밀착수비·헤인즈 2중 마크 전략 적중
체력 부담 던 라틀리프 33점·19R ‘원맨쇼’

올 시즌 최고의 수비력을 선보인 삼성이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잡았다.

삼성은 1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PO(5전3승제) 1차전 원정경기에서 오리온을 78-61로 완파했다. 역대 4강 PO에서 1차전 승리팀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 확률은 75%였다. 두 팀의 2차전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삼성은 정규리그 오리온전에서 2승4패로 열세였다. 수비가 가장 큰 문제였다. 오리온을 상대로 경기당 92.3점을 내줬다. 사방에서 터지는 오리온의 외곽포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고, 팀의 기둥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활동반경이 넓은 오리온 애런 헤인즈를 막다 수비 중심마저 흔들렸다.

4강 PO를 앞두고 삼성 이상민 감독은 수비변화를 택했다. 상대 슈터 허일영, 문태종과 매치업을 이루는 선수들에게는 밀착수비를 지시하는 대신 슛이 좋지 않은 오데리언 바셋은 아예 내버려뒀다. 헤인즈는 김준일과 마이클 크레익에게 맡겨 라틀리프의 체력부담을 덜도록 했다. 이 같은 변화가 대성공이었다. 삼성은 오리온의 3점슛을 6개로 막았다. 확률은 22%(27개 시도·6개 성공)였다. 허일영(7점), 문태종(8점)의 외곽포를 꽁꽁 묶었다. 또 김준일(5점)과 크레익(13점·7어시스트)은 경기 내내 몸싸움을 통해 헤인즈를 괴롭혔다.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23.85점을 올렸던 헤인즈는 16점에 그쳤다.

수비가 잘되니 공격은 저절로 풀렸다. 라틀리프가 33점·19리바운드로 인사이드를 장악했고, 주희정(5점·3어시스트)과 임동섭(13점·3점슛 3개)의 외곽포도 적시에 터졌다. 삼성은 3쿼터까지 61-36으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날 삼성의 61실점은 올 시즌(정규리그 포함) 팀 최소실점이다.

고양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