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신한은행의 즐거운 ‘김연주 사용법’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1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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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 하위권을 전전하던 신한은행이 슈터 김연주(31)의 '사용법'을 터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권인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동안 신한은행은 '에이스' 김단비(27)가 공수에서 맹활약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지원이 약해 고전했다. 신한은행을 상대하는 팀은 '김단비만 막으면 된다'는 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올스타전 휴식기 이후 슈터 김연주가 접전 상황마다 영양가 높은 3점 슛을 터트리며 김단비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김연주는 지난달 30일 KB스타스 전에서도 팽팽하던 4쿼터에서만 3점 슛 4개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최근 신한은행이 3연승한 경기에서 적중시킨 3점 슛 10개(성공률 50%) 모두 상대가 김단비에게 수비를 집중하고 강한 압박을 가할 때 터졌다. 최근 활약에 힘입어 김연주는 올 시즌 리그 3점 슛 성공 1위(52개), 3점 성공률(36.6%)도 2위다.

사실 신한은행 신기성 감독은 시즌 중반 직전까지만 해도 '김연주 활용'에 대한 고민이 컸다. 시즌 초 부상에서 겨우 회복한 김연주 역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던 터라 본인이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했다.

신 감독은 장고 끝에 공수 전체에 걸쳐 큰 역할을 맡기기보다는 빈 공간을 찾는 움직임과 장거리 슛 감각이 좋은 김연주의 장점을 살리기로 했다. 김연주에게 스피드를 앞세워 빠른 슛을 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공격에 더 집중하도록 했다. 신 감독은 김단비가 공을 갖고 상대 수비 전체의 시선을 유도하면서 반대편 모서리나 45도 지점에서 김연주에게 3점 슛 기회가 나는 '맞춤' 전술을 여러 개 만들었다. 김연주 스스로 슛 성공률이 떨어진다고 인정한 중앙 3점 슛 라인에서도 자신 있게 슛을 쏘도록 했다.

김연주는 "감독님이 나에게 맞는 공격 '패턴'을 짜주셨다. 나를 위한 '패턴'이라고 생각하니 예전 3점 슛이 잘 들어갔을 때보다 슛에 더 안정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선민 코치의 도움도 효과를 봤다. 김연주는 최근 3점 슛 라인에서 40~50cm 이상 뒤로 떨어진 지점에서도 과감하게 슛을 던지고 있다. 김연주는 "정 코치님이 3점 슛 라인보다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슛 포물선의 각을 높여 던져보라고 조언했는데 여러 모로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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