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 듀란트 신상 농구화 신게 된 사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7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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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기간 한 농구화만 고집했던 박혜진은 올 시즌부터 새 모델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오랜기간 한 농구화만 고집했던 박혜진은 올 시즌부터 새 모델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중·고교 시절부터 제이슨 키드 시그내쳐만 착용
올 시즌부터 신상 농구화로 바꿔
위성우 감독 “작은 부분에도 안주하지 말고 변화해보라”는 의미로 권유


국내 여자프로농구선수들은 농구화 선택에 있어서 매우 보수적이다. 자신의 발에 맞는 모델을 한 번 신으면 어지간해서 다른 모델로 바꾸지 않는다. 농구화는 매해 새 모델이 출시된다. 특정 농구화는 한 시즌이 지나면 공급이 끊어진다. 이 때문에 단종된 농구화를 어렵게 구해 착용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우리은행 박혜진(27)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나이키에서 1996년 발매한 제이슨 키드(NBA 밀워키감독)의 시그니쳐 농구화를 고교시절부터 착용했다. 이 모델은 2007년 재출시 되기도 했으나, 지금은 단종 되어서 구매가 어렵다. 그동안 박혜진은 해외사이트를 뒤져 10켤레 가량 한꺼번에 구매해 아껴가며 신었다.

올 시즌 박혜진은 농구화를 바꿨다. 박혜진은 지난해 출시된 케빈 듀란트(골든스테이트)의 신상 시그니쳐를 신고 있다. 여기에는 위성우(46) 감독과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 위 감독은 “(박)혜진이가 신던 농구화는 내가 선수시절 신었던 모델이었다. 이제는 나오지도 않는 모델을 한꺼번에 구입해서 보관하고 있다가 신으니 금방 삭아버리더라. 갈수록 구하기가 어려울텐데 더 이상 그 농구화를 못 구하면 농구도 그만둘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박혜진. 사진제공|WKBL
우리은행 박혜진. 사진제공|WKBL

새 농구화 추천은 전주원(45) 코치가 나섰다. 평소 농구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 전 코치는 쿠셔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혜진에게 듀란트를 권했다. 박혜진은 “전 코치님이 그동안 신어온 농구화 못지않게 쿠션이 좋다며 자신의 농구화를 하나 주셨다. 너무 편해서 지금 농구화를 구매해 신고 있다. 최신 모델이어서 그런지 무게도 가볍다”고 설명했다.

위 감독은 “혜진이는 내가 지도한 선수 중 농구에 대한 열정이 가장 크고 기량 발전에 의욕이 높은 선수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줘야 한다. 한 농구화만 신는 징크스도 털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작은 부분도 바꿔보라는 의미에서 농구화 교체를 권했다”고 말했다.

박혜진은 “감독님이 어떤 의미에서 농구화를 바꿔보라고 하신지 잘 안다. 지금 신는 농구화가 단종이 되면 무리하게 구하지 않고 새 모델을 찾아보겠다. 또 코치님이 좋은 농구화를 추천해주실 것이다. 하하. 변화를 꺼리지 않고 받아들이려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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