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연봉협상 시작, ‘무형의 가치’ 얼마나 반영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29일 05시 30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연봉협상은 KBO리그 비시즌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다. 이는 올 시즌 활약에 대한 보상이자 다음 시즌에 대한 투자인데, 이 과정에서 선수와 구단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기도 한다. 선수는 “구단에서 내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구단측은 “우리 팀의 고과산정 시스템에 따라 정한 액수”라고 맞받아친다. 여기서 덕아웃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성실한 훈련자세 등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소위 ‘무형의 가치’도 고려해야 한다.

한화의 2017시즌 연봉협상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성근 감독 특유의 지도방식에 따라야 했던 선수들은 밤낮 없이 훈련에 매진했고, 휴일을 반납한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특타(특별타격훈련) 명단에 자주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좋은 예다. FA(프리에이전트) 계약자인 이용규, 정근우, 김경언, 권혁, 송은범, 배영수, 김태균, 조인성, 정우람, 심수창 등의 10명을 제외한 이들이 모두 협상 대상인데, 무형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 박정진-장민재-송광민-하주석(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한화 박정진-장민재-송광민-하주석(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한화 구단은 코칭스태프에 이어 선수들과도 최근 연봉협상을 시작했고, 절반 가까이 계약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2군 선수들과 먼저 협상을 시작한 터라 지금까진 진행이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1군 주축 선수들과 협상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인상요인이 확실한 선수들과 협상이 관건인데, 이태양(6500만원), 송광민(1억원), 하주석(3200만원), 양성우(2800만원) 등이 그들이다.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정진(3억원)과 윤규진(1억7000만원), 송창식(1억6000만원), 장민재(3700만원)도 인상요인은 충분하다. 이들 중 이태양과 장민재의 억대 연봉자 대열 합류 여부가 관건이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데뷔 첫 100이닝 이상(100.1이닝) 소화한 윤규진과 팀 내 최다등판 2위(66경기) 송창식은 2억원대 진입을 노린다.

한화 박종훈 단장은 “개인과 팀 성적이 우선이지만, 무형의 가치도 당연히 본다”며 “구단 자체 시스템에 따라 덕아웃은 물론 팀 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세세하게 평가해 고과에 반영한다”고 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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