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평범했던’ 돈과 빠른 재계약 결정한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27일 05시 30분


넥센 대니 돈. 스포츠동아DB
넥센 대니 돈. 스포츠동아DB
129경기 타율 0.295(417타수123안타), 16홈런, 70타점.

넥센 외국인타자 대니 돈(32)의 올 시즌 성적이다. 타율은 규정타석을 채운 외국인타자 7명 중 헥터 고메즈(SK·0.283) 다음으로 2번째로 낮았고, 이들 중 유일하게 20홈런에 도달하지 못했다. 누가 봐도 평범하기 그지없는 성적이다. 시즌 중반에는 무릎 부상으로 결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센은 대니 돈과 2017시즌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닌 예정된 수순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넥센 구단은 올 시즌 직후 돈과 재계약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평범했지만, 돈이 가진 무형의 가치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성실성과 루틴에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연봉 총액이 올해 75만 달러에서 65만 달러로 삭감됐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사인했다. 참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넥센 구단관계자는 “(돈의) 인품이 훌륭하고, 동료들과 융화하려는 자세도 좋다”며 “무엇보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하면 올해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처음부터 재계약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이택근, 김민성 등 베테랑들도 돈의 진지함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택근은 “돈에게는 자기만의 야구가 분명히 있다. 그만큼 본받을 점이 많다”고 했고, 김민성도 “돈이 훈련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가 생각하는 연습 방법과 같더라. 기술과 멘탈, 자신감 모두 대단하다”고 밝혔다. KBO리그 데뷔 첫해 상대 투수 파악과 그라운드 적응 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과정에서 동료들과 믿음은 더욱 두터워졌다.

돈은 “KBO리그 첫해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시즌 후반에는 무릎부상 때문에 경기 출장도 어려웠기에 아쉬움이 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준 넥센에 감사드린다. 분명히 내년에는 올 시즌보다 훨씬 좋아진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래서 내가 좋은 선수라는 것을 팀과 팬들에게 증명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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