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V리그, ‘외국인 방전’ 플랜B 있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27일 05시 30분


KB손해보험 우드리스-삼성화재 타이스-대한항공 가스파리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B손해보험 우드리스-삼성화재 타이스-대한항공 가스파리니(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반환점을 도는 ‘2016~2017 NH농협 V리그’에서 ‘트라이아웃 효과’가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선수가 지친다”는 그동안 상상할 수 없었던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과거 자유계약을 통해 특A급 외국인선수를 뽑을 때와 달리, 트라이아웃 선발 선수들은 V리그의 집중적 공격점유율을 견뎌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KB손해보험 우드리스(26)는 24일 대한항공전에서 10점밖에 내지 못하고 이강원으로 교체됐다. 아프지도 않은데 공격 점유율이 24.8%, 성공률은 29.03%에 불과했다. 대한항공도 3라운드 3승3패로 하향세에 빠지며 선두권에서 밀리고 있는데,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로 뽑은 라이트 가스파리니(32)의 체력 저하가 치명적이다. 대한항공은 3라운드 풀세트 경기만 4차례(2승2패) 치렀다. 가스파리니의 공격점유율은 21일 현대캐피탈전에서 28.77%까지 떨어졌다. 삼성화재는 3라운드 4연패에 빠지자 레프트 타이스(25)의 체력을 관리해줄 겨를이 없다. 풀세트까지 갔던 25일 OK저축은행전에서 타이스의 공격점유율은 53.64%에 달했다. 이길만하면 타이스를 더 혹사시키는 구조다. 타이스는 삼성화재에 오기 전, 주 공격수를 맡았던 경험이 없다. A팀 배구관계자는 “세트가 거듭될수록 타이스가 지쳐 보인다”고 지적했다. 타이스는 26일까지 공격 포인트만 530점을 올렸다. 타이스를 빼면 400점 이상인 선수도 없다. 2위인 가스파리니가 365점이다.

V리그는 현실적으로 외국인선수 비중이 절대적이다. 외국인선수 페이스에 팀 경기력이 요동친다. 그러나 트라이아웃 선수들이 언제까지 레오(전 삼성화재), 시몬(전 OK저축은행), 오레올(전 현대캐피탈) 같은 경기력을 유지할 순 없는 노릇이다. 4라운드 이후 진짜 승부처에서 견뎌내려면 외국인선수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관한 감독의 시즌 플랜이 필수적이다. 트라이아웃 환경에서는 외국인선수를 소모하는 배구가 아니라 전원을 골고루 활용하는 쪽의 효율이 우월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외국인선수도 국내선수처럼 생각한다”는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의 소신은 음미할만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