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욕심 없다” 김하성, 실력에 멘탈까지 완벽 장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23일 05시 30분


넥센 김하성. 스포츠동아DB
넥센 김하성. 스포츠동아DB
설정한 목표를 하나씩 이뤄나간다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 목표점에 다다르면 그만한 보상도 따라온다. 넥센 유격수 김하성(21)은 그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강정호(29·피츠버그)가 떠난 넥센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메운다는 것은 가혹한 일이었다. 게다가 강정호가 KBO리그 마지막 시즌인 2014년 117경기에서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으로 생애 최고 성적을 찍은 터였다. 그 어려운 자리에 들어간 김하성은 140경기에서 타율 0.290, 19홈런, 73타점을 기록하며 우려를 기우로 바꿨다. 풀타임 첫해인 데다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로서 자기 역할 이상을 했다.

신인왕과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놓친 데다(투표결과 2위), 20홈런-20도루에 이르지 못했지만, 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김하성은 잠재력을 마음껏 뽐냈고, 넥센은 든든한 주전 유격수를 얻었다. 올 시즌 주저 없이 1억6000만원의 연봉을 안겨준 이유다. 지난해 4000만원에서 무려 1억3000만원 오른 거액이다.

2015시즌 알을 깨는 아픔 속에 성장했다면, 올해는 팀의 기둥으로 올라서는 단계였다. 올 시즌 전 경기(14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1, 20홈런, 84타점, 28도루를 기록했다. 지난해 20홈런-20도루에 실패한 아쉬움을 모두 날렸다. 8월 23경기에서 타율 0.163의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것도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었다. 꾸준한 경기 출장을 통해 슬럼프를 극복하는 법을 깨달았고, 그 과정에서 전 경기에 출장한 유격수라는 훈장도 따라왔다. 기량은 업그레이드됐고, 멘탈(정신력)도 더욱 강해졌다.

넥센 김하성. 스포츠동아DB
넥센 김하성. 스포츠동아DB

그 결과 2017시즌 2억2000만원의 고액연봉을 받는 선수로 거듭났다. 데뷔 4년째에 2억원대 연봉을 거머쥔 것은 구단이 그의 능력치를 인정했다는 의미. 역대 넥센 4년차 야수 최고연봉이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팀의 주축 선수들에게는 로열티가 있다”며 “우리 선수들이 타구단 선수들과 비교해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올해도 골든글러브 수상에 이르지 못했지만, 구단은 2억원대 연봉으로 김하성의 기를 살려줬다.

김하성은 의연했다. 연봉 대박을 터트린 기쁨을 뒤로하고 다시 스파이크 끈을 조였다. 그는 “항상 많이 신경 써준 구단에 감사할 뿐이다”면서도 “나는 아직 어리니 돈에는 큰 욕심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앞만 보고 나아가겠다는 얘기였다. 실력에 멘탈까지 장착한 김하성의 목소리에 성숙함이 묻어났다.

“오직 내년 시즌에 어떻게 더 잘할까 고민하고 연구할 뿐이다.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날이 갈수록 모든 면에서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