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의 여왕’ 김효주, 또 해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19일 05시 45분


김효주(오른쪽)가 18일 중국 광저우 사자호 골프장에서 열린 2017시즌 KLPGA 투어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18번홀에서 김효주의 우승이 확정되자 동료들이 물을 뿌리며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김효주(오른쪽)가 18일 중국 광저우 사자호 골프장에서 열린 2017시즌 KLPGA 투어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18번홀에서 김효주의 우승이 확정되자 동료들이 물을 뿌리며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KLPGA 개막전 중국여자오픈 우승
6언더파 210타, 2위 2타차 따돌려
프로 통산 12승 중에 4승이 개막전


한국여자골프의 간판스타 중 한 명인 김효주(21·롯데)는 2016년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 바하마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상쾌한 출발을 보였지만, 시즌 최종성적은 상금랭킹 20위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슬럼프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LPGA 투어에서는 우승 이후 출전한 26경기에서 4차례나 컷 탈락하는 등 기복을 보이기도 했다.

김효주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며 우승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18일 중국 광저우 사자호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7시즌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총상금 55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골라내며 5언더파 67 타를 친 김효주는 최종 합계 6언더파 210타를 기록하며 장하나(24·BC카드)와 임은빈(19·이상 4언더파 212타)의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펑샨샨(중국·3언더파 213타)은 4위로 경기를 마쳤다.

개막전에서 강한 모습도 이어갔다. 2012년 10월 프로로 데뷔한 김효주는 2개월 만에 열린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프로 첫 승을 신고했다. 개막전 우승의 인연은 계속됐다. KLPGA 투어의 2015시즌 개막전인 이 대회에서 다시 우승했고, 지난 1월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 바하마클래식에서도 우승했다. 이번 우승까지 프로 통산 12승(아마추어 2승 제외) 중 4승을 개막전으로 장식했다.

김효주에겐 의미가 큰 우승이다. 2015 년 미 LPGA 투어로 진출한 뒤 해마다 1승씩을 거뒀다. 그러나 지난 1월 바하마클래식 이후 우승 소식이 뚝 끊겼다. 약 10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하면서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고, 내년 시즌의 기대감을 높였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 김효주는 정확한 컨트롤을 앞세워 빈틈을 잘 보이지 않는 경기를 펼쳐왔다. 그러나 2016시즌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아이언샷이 예전처럼 정교하지 못했다. 그린적중률이 66.89%(76위)로 지난 시즌 70.25%(32위)보다 떨어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달랐다. 첫날 강풍으로 인해 보기를 5개나 쏟아냈지만, 2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는 안정된 아이언샷을 바탕으로 단 1개의 보기도 하지 않았다.

불안했던 선두 경쟁을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한 점도 2014년 KLPGA 투어의 여왕으로 등극했던 김효주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경기 초반엔 장하나의 추격으로 1위 자리를 내줬다. 장하나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5개 골라내면서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했다. 김효주도 2타를 줄였지만, 선두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앞 조에서 경기를 펼친 장하나가 14번홀(파3)에서 티샷 실수를 하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그 사이 김효주는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순식간에 1타 차 선두로 재역전했다. 이후 김효주는 버디만 2개 추가하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효주는 우승상금 11만 달러(1억3000만원)를 획득하며 상금랭킹에서도 1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김효주는 “시즌 중 샷이 좋지 않았고 성적도 나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우승트로피를 들고 귀국하는 김효주는 짧은 휴식 후 곧바로 내년 1월 개막하는 LPGA 투어 준비에 들어간다. 26일 스승 한연희 코치와 태국으로 들어가 전지훈련을 하면서 새 시즌을 대비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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