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 입대…‘90년생 트리오’ 잠시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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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9일 09시 30분


정수빈. 스포츠동아DB
정수빈. 스포츠동아DB
두산 외야수 정수빈(26)이 8일 경찰야구단에 입대했다. 2009년 데뷔 후 착실한 플레이와 곱상한 외모로 ‘잠실 아이돌’로 불렸던 정수빈은 이로써 2년간 팬들 곁을 떠나게 됐다.

정수빈의 입대는 두산이 자랑하는 ‘90년생 트리오’의 일시 해체를 뜻하기도 한다. 정수빈과 내야수 허경민(26)~외야수 박건우(26)로 이어지는 1990년생 동기생들은 향후 팀을 이끌 미래전력이란 기대감 속에 입단 당시부터 주목을 끌었다. ‘90년생 트리오’란 별명도 이 같은 관심 속에 탄생했다.

1군 스타트는 정수빈이 먼저 끊었다. 정수빈은 2009년 입단 직후부터 1군 한 자리를 꿰찼다. 특유의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 뛰어난 콘택트 능력이 주무기. 매년 1군 엔트리를 지켰던 그는 지난해 한국시리즈(KS)에선 4경기 동안 타율 0.571(14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해 팀의 14년만의 KS 우승과 생애 첫 KS MVP의 감격을 동시에 누리기도 했다.

두산 허경민-박건우(오른쪽). 스포츠동아DB
두산 허경민-박건우(오른쪽). 스포츠동아DB

허경민과 박건우는 조금 늦게 친구의 뒤를 따랐다. 둘 모두 빠른 발과 안정적인 수비력을 자랑했지만, 주전의 벽이 유독 높은 두산에선 기회를 잡는 일이 쉽지 않았다. 숱한 노력 끝에 허경민은 지난해 외국인 타자들을 물리치고 주전 3루수 자리를 따냈고, 박건우는 올 시즌 김현수(볼티모어)의 이적 공백을 틈타 외야 주전으로 떠올랐다.

입단 8년 만에 처음으로 풀 시즌을 함께한 셋은 그러나 정수빈의 입대로 또다시 얄궂은 운명을 맞게 됐다. 가장 아쉬움을 표한 이는 허경민이다. 그는 “처음으로 1군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했는데 다시 떨어지게 됐다”며 “개인적으로 군 복무는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였다. (정)수빈이도 더 강해져서 돌아오면 좋겠다”며 진심어린 말을 건넸다.

아쉬움이 큰 만큼 잊지 못할 기억도 남겼다. 셋은 지난달 말 정수빈이 직접 계획한 1박2일 여행을 함께 떠나 추억을 쌓았다. ‘90년생 트리오’는 정수빈이 돌아오는 2018년 9월, 서른을 앞둔 중고참이 돼 다시 뭉친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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