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용대’탄생, ‘국대’꺾은 고교2학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8일 05시 30분


김원호. 서귀포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김원호. 서귀포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올림픽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한 한국 배드민턴은 최근 새로운 스타 발굴을 통한 세대교체가 시급한 숙제다. 특히 세계 최정상을 지키고 있던 남자복식은 에이스 이용대(28)가 잠정적으로 대표팀을 떠났고, 김사랑(27·삼성전기)도 목 디스크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불과 석 달 전이던 2016리우올림픽에서 한국은 남자복식 1위와 3위 팀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용대, 김사랑이 떠나며 세계랭킹 25위권에서 태극마크가 사라진 상태다(세계배드민턴연맹 1일 집계 기준).

그러나 위기의 가장 친한 친구는 기회라고 했다. 2016 제주빅터코리아마스터즈 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한국의 고교 2학년생이 이변을 일으켰다.

국가대표선수가 아니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국가대표 후보선수 김원호(매원고·2학년)는 이유림(장곡고·1학년)과 함께 혼합복식에 출전했다. 이들은 6일 다케우치 요시노리-다카하타 유키코(일본)를 2-0으로 꺾고 32강에 진출했고, 7일 오전 현 국가대표 복식조인 김덕영(국군체육부대)-김혜린(세아창원특수강)을 만났다. 결과는 2-0(21-18 21-19) 승리라는 대 이변이었다.

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인 길영아 삼성전기 감독의 아들인 김원호는 초등학교 때부터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중학교 1학년 때 3학년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고교 진학 후 랭킹 1~2위를 지켰다. 이후 김학균 주니어국가대표 감독의 집중적인 지도 속에 성인대표팀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김원호는 “키가 크지 않았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갑자기 10cm가 크면서 183cm가 됐다. 국제대회는 셔틀콕의 스피드 자체가 다르다. 경기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다. 대표팀 선배들과의 경기라 오히려 승패에 대한 부담 없이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이용대올림픽제패기념 학교대항선수권에서 우승 한 뒤 ‘어머니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던 소감을 기억하냐는 질문에 “여전히 변함없는 꿈이자 목표다. 12월 말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꼭 통과돼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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