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결승’ 전북, ‘파이터 삼총사의 수다’ 기대하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26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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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철순-조성환-김형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전북 최철순-조성환-김형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전북, 26일 오후 알 아인(UAE)과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앞둬
원정 결승 단단히 벼른 최철순&조성환&김형일 핵심수비 3총사
강하되, 영리한 플레이로 알 아인의 조급증 유도하라!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았다.

‘K리그의 자존심’ 전북현대는 26일 오후 11시25분(한국시간)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명문’ 알 아인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을 치른다. 2-1로 승리한 19일 홈 1차전에 이은 리턴매치다. 부담스런 1차전을 승리하면서 전북은 무승부, 혹은 2골 이상 넣고 1골 차로 패해도 그토록 갈구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다. 2006년 이후 통산 2번째, 10년의 기다림을 끝낼 절호의 찬스다.

그러나 전북은 1차전 승리는 머릿속에서 지웠다. 최강희(57) 감독은 무조건 이기는 경기에 초점을 맞췄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라는 상황이 얼마나 무서운지 최근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도 직접 경험했다.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알 아인을 안방에서 제압하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당연히 ‘기 싸움’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몰아쳐야 반드시 1골 이상 넣고 이겨야 할 상대의 조급증을 유도할 수 있다. 이미 전북에는 ‘준비된’ 전사들이 즐비하다.

지난해 호주아시안컵에서의 활약을 발판삼아 유럽 빅 클럽들의 러브 콜을 받은 ‘UAE 황금세대’의 중심 오마르 압둘라흐만(25)을 차단해야 할 ‘다용도 수비수’ 최철순(29)의 닉네임은 ‘최 투지’다. 주로 오른쪽 풀백으로 뛰지만 팀이 필요할 때면 맨 마킹 자원으로 나선다. 그는 홈 1차전에서도 오마르를 밀착 방어했다. 후반 단 한 차례의 실수가 선제 실점으로 이어지긴 했어도 최 감독은 “최철순은 오늘 부여된 임무를 100% 해냈다”고 만족해했다. 마치 거머리처럼,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최철순에게 아무리 짜증을 부려야 오마르만 손해다. “(오마르 맨마킹이) 내 역할이다. 중요한 미션은 해야 하고, 못한다고 할 수 없다. 확실히 다른 선수들보다 여유가 있더라. 일대일에서 밀리면 안 된다.”

FC서울과의 대회 4강에서의 경고누적 징계를 털고 복귀한 베테랑 중앙수비수 조성환(34)도 모든 준비를 끝낸 상황이다. 그는 전형적인 파이터다. 누구보다 욕심도 많고, 의지도 강하다. 동료들이 결승 진출의 즐거움을 만끽했을 때 경고누적으로 결승 1차전을 뛸 수 없게 된 조성환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5년 전 알 사드(카타르)에 무너진 안방 결승전에서의 아쉬움이 떠올라서다. 물론 이미 흘러간 과거다. 중요한 건 지금이다. 전북은 ‘무실점 승리’를 바라본다. 조성환은 “솔직히 우리 팀은 워낙 전방에 무게가 실려 수비 입장에선 꽤 힘들다. 그래도 꽁무니를 뺄 수 없다. 큰 경기에서 특히 중요한 세트피스 기회가 오면 놓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에서 조성환과 콤비를 이룰 것으로 보이는 김형일(32)도 열망에 가득 찬 투혼의 수비수다. 투지와 파이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전술이해도와 수행능력이 좋아 홈 1차전 때는 오마르를 따라다니는 최철순의 빈 자리를 훌륭히 채웠다. 김형일은 “때에 따라 거칠게 상대를 다룰 필요도 있다. 결승은 내용이 필요 없다.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 위험한 파울은 최소화하되, 상대의 화를 돋우는 영리한 수비도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파이터들의 수다’에 큰 기대를 건 전북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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