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보다 외국인, 각 팀의 사활 건 쟁탈전 서막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16일 05시 30분


10개 구단들이 몸값 높은 FA보다 특급 외인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 시즌 호성적을 낸 두산, NC, LG, KIA는 더스틴 니퍼트, 에릭 해커, 데이비드 허프, 헥터 노에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이라는 특급용병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DB
10개 구단들이 몸값 높은 FA보다 특급 외인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 시즌 호성적을 낸 두산, NC, LG, KIA는 더스틴 니퍼트, 에릭 해커, 데이비드 허프, 헥터 노에시(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이라는 특급용병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 kt 김준교 사장은 올 시즌 막바지 즈음에 취재진 앞에서 “내년에는 기필코 특급 외국인 에이스 투수를 붙잡겠다”고 말했다.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을 보유한 두산은 외국인 투수의 진정한 가치를 우승으로 입증했다. 올 시즌 삼성의 몰락, 한화와 kt의 추락에는 외국인 투수의 부상과 부진이 있었다.

현재 KBO리그는 FA정국이다. 그러나 조용하다. 원 소속팀과의 우선협상기간 제도 폐지는 무한경쟁을 통한 더 빠른 의사결정을 기대했지만 눈치싸움이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상당수 팀들이 외국인 투수 영입에 큰 공을 들이면서 FA시장에는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영향이 크다.

두산은 15일 김재호와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다. 2016년 스토브리그 제1호 FA계약. 시장의 문을 연지 5일 만에 이뤄진 첫 계약이지만 김재호는 두산의 주장으로 원 소속팀 잔류가 유력했다.

아직 치열한 쟁탈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성은 부장급 실무자가 14일 오키나와 온나손 마무리캠프 출장을 취소하는 등 차우찬과 최형우 잔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난항이 거듭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팀은 FA시장보다 12월 중순에 윤곽이 드러날 외국인 에이스 영입 경쟁에 더 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화는 사실상 FA시장에서 철수하고 외국인 투수 계약에 정성을 쏟고 있다.

kt 역시 FA시장에서의 협상과 함께 구단 최고경영자가 공언한 정상급 외국인 투수 영입을 준비 중이다. 구단 실무 책임자는 “12월 중순이 가장 중요하다. (메이저리그)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획득한 후 구단에서 풀려나오는 투수들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3년 이상 25인 로스터에서 활약한 투수들이다”고 말했다.

2009년 KIA의 우승 주역 아킬리노 로페즈,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 등이 모두 이 같은 상황의 연장선에서 한국행을 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을 안정적으로 뛰면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획득한다. ‘메이저리그 3년’을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5~6년 이상을 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을 벗어나 수백만 달러 이상 고액 연봉을 꿈꾼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냉혹한 비즈니스의 세계다. 마이너리그에 더 뛰어난 유망주들을 보유한 팀들은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획득한 선수와 결별을 택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정상급 외국인 투수의 매력은 국내 특급 FA투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영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의 몸값은 200만 달러 안팎이다. 4년 총액 90억 원대에 이른 국내 1~2선발에 비해 연봉도 낮고 1년 계약이기 때문에 위험성도 적다. 외국인 타자 역시 투수와 함께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신체적 능력이 전성기인 선수들이 대거 시장에 등장한다. 각 구단의 사활을 건 치열한 쟁탈전이 곧 시작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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