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이종현 또 도발… “두목 잡을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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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프로농구 미디어데이 ‘두목 신경전’

 “우리 팀에는 양동근과 함지훈 등 최고의 선수들이 있다. 그런 형들이 도와주면 충분히 ‘두목’을 잡을 수 있다.”(모비스 이종현)

 “어제 낮잠을 자다 ‘두목을 잡겠다’는 이종현의 얘기를 듣고 황당했다. 부상부터 회복한 뒤 그런 말을 해라.”(오리온 이승현)

 22일 개막하는 KBL 정규리그에 앞서 10개 구단 감독과 주요 선수들이 19일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각오를 다졌다. 전날 신인 드래프트에서 1, 2, 3순위로 지명된 이종현, 최준용(SK), 강상재(전자랜드)도 참석했다.

 역대 최대 신인으로 꼽히는 이종현은 전날 1순위 지명을 받은 뒤 “두목 잡으러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려대 2년 선배 이승현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승현은 2년 전 신인 1순위로 오리온 유니폼을 입으면서 “안암골을 벗어나 KBL 두목이 되겠다”고 말하며 ‘두목’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이름도 비슷한 이승현과 이종현의 ‘두목 신경전’은 모비스의 특급 가드 양동근이 가세하면서 제대로 불이 붙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상대하고 싶은 팀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양동근은 “오리온과 만나고 싶다. (이)종현이와 함께 두목도 잡고 우승도 하겠다”고 말했다.

 양동근이 오리온을 지목한 것은 이종현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난 시즌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만난 오리온에 3연패로 무릎을 꿇으며 4년 연속 챔피언의 꿈이 무산됐다. 오리온이 난적 모비스에 이어 정규리그 1위 KCC까지 제치고 14년 만에 정상에 오른 데는 공격과 수비에서 몸을 사리지 않은 이승현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양동근까지 공세에 나서자 이승현도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는 “나도 모비스와 붙고 싶다. 그래야 내가 왜 두목인지 종현이에게 보여줄 수 있지 않느냐. 제대로 가르쳐 주고 싶다”고 응수했다. 이종현은 현재 오른 발등 피로골절로 시즌 초반 합류가 불투명하다. 하지만 PO가 열릴 때쯤이면 충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승현은 행사가 끝난 뒤 “제대로 가르쳐 준다는 것은 ‘미디어용 발언’이었다”며 “나는 각 구단 ‘빅맨’ 가운데 가장 작지만(197cm), 종현이는 키(203cm)도 크고 기량도 뛰어나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수준 차이가 있다 해도 PO에서 붙으면 흥미로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은 모든 감독이 오리온을 ‘공공의 적’으로 지목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춘추전국 시대가 될 것 같다고 보는 사령탑이 많았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SK 문경은 감독, 삼성 이상민 감독은 “전력이 평준화돼 우승 후보를 꼽기 어렵다. 6강 PO에 어느 팀이 못 나갈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10개 구단 감독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우승 후보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진출 팀 오리온과 KCC, 이종현이 가세한 모비스, 그리고 선수층이 두꺼운 KGC였다.

 22일 개막하는 프로농구는 내년 3월 26일까지 팀당 54경기를 치러 정규리그 우승 팀과 플레이오프에 나갈 6개 팀을 가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임보미 기자  
#모비스 이종현#프로농구 미디어데이#kbl 정규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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