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교체, 얻을 것은 뭔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4일 05시 45분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3일 입국한 뒤 인터뷰를 하던 도중 안경을 만지며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그는 “새 감독 선임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입장을 에둘러 표현했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3일 입국한 뒤 인터뷰를 하던 도중 안경을 만지며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그는 “새 감독 선임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입장을 에둘러 표현했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2년간 외국인 감독 10명·평균 15개월
새 감독 선임은 긍정적인 측면 따져봐야


“새 감독 선임,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다소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본인의 거취 문제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숙적 이란에 0-1로 패했다. ‘이란 원정 무승 징크스’를 2무5패로 연장한 대표팀은 A조 4개국이 똑같이 4경기씩 마친 현재 2승1무1패(승점 7)로 러시아월드컵 본선 직행이 가능한 2위 자리를 우즈베키스탄(3승1패·승점 9)에 내준 채 3위로 밀려났다. 조 1위는 3승1무(승점 10)의 이란이다. 실망스러운 결과뿐 아니라 기대이하의 경기력 때문에 일각에선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 가능성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이 먼저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13일 국내파 대표선수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12년 동안 부른 외국인 대표팀 감독은 10명으로, 평균 재임기간은 15개월 정도뿐이었다”며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 또는 K리그의 발전 등 측면에서 감독 교체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야 당장 나가야 한다면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며 떠나면 되지만, 그동안 감독들을 교체하면서 어떤 긍정적 영향이 있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성적 부진을 이유로 감독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미다.

지난 2년간 성공적으로 대표팀을 이끌어온 슈틸리케 감독으로선 처음 봉착한 위기다. 슈틸리케 감독은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인 2014년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2015아시안컵 준우승과 2015동아시안컵 우승을 일궜고, 지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G조) 8경기는 무실점 전승으로 장식해 큰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최종예선 들어 부진한 경기가 거듭되면서 여론이 순식간에 돌아서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다음달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5차전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대표팀과 슈틸리케 감독 모두에게 중요한 일전이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은 감독의 거취와는 별개로 선수들이 이를 신경 쓰지 않고 그동안 해온 대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국제공항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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