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 108년만의 우승 기적 이룰까…시카고의 ‘뜨거운 가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3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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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가격을 만드는 건 '희소성'이다. 응원하는 팀이, 무려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을 눈앞에서 볼 수만 있다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입장권 가격도 감당할 수 있다.

시카고 컵스가 미국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12일부터 온라인에서는 챔피언결정전 입석표마저 374달러(약 42만 원)에 재판매되기 시작했다. 컵스가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한 디비전시리즈에서는 입장권이 최고 1128달러(약 126만 원)에 팔렸다. 컵스가 플레이오프 시작 전 수천 장의 입장권을 추첨을 통해 판매할 때는 67만 명의 팬들이 몰리기도 했다.

티켓 조사 기관인 '시트긱(SeatGeek)'의 관계자는 "컵스 팬들은 역사 때문에 그 어떤 팀 팬들보다 플레이오프 야구에 대한 갈증이 크다. 2010년부터 시장조사를 한 이래 가장 큰 열기다. 모두가 컵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컵스의 안방 구장인 리글리필드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경기는 다른 구장에서 열리는 경기보다 입장권 가격이 최소 두 배 이상 뛰었다.

10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기대에 시카고는 흥분상태다. 컵스 팬들은 선수들의 등장 음악이 나오면 춤을 추고, 시카고 거리 곳곳에는 'W(Win·승리)'를 쓴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컵스 팬들은 13일 리글리필드로 돌아온 선수단을 마중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경기장을 찾아 환호했다. 컵스는 올 시즌 창단 이래 리글리필드에서 가장 많은 승리(57승)를 거뒀다.

컵스가 16일부터 월드시리즈 진출을 놓고 승부를 벌일 팀은 14일 열리는 LA다저스와 워싱턴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결정이 난다. 워싱턴 역시 월드시리즈 우승에 목말라 있다. 1969년 창단한 워싱턴은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한 번도 안지 못했다. 14일 경기에서 워싱턴은 맥스 슈어저를, 다저스는 리치 힐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컵스의 매든 감독은 "누가 올라 와도 상관없다. 누구와 플레이하느냐를 걱정하기 시작하면 그게 우리를 갉아 먹는다"며 "그저 함께 이런 무대에 선다는 것이 기쁠 뿐"이라고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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