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3700억 주무르는 ‘체육계 대통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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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대한체육회장 선거 D-1, 생활체육 인프라 관리-감독
생활체육지도자 임명 등 권한 막강

 5일 선출되는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체육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엘리트 체육을 끌어온 대한체육회와 국민 생활체육을 전담해온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된 뒤 치러지는 첫 선거다. 그만큼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상과 권한이 막강해졌다.

 대한체육회장은 ‘체육계의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권력을 지닌다. 통합 전 대한체육회 예산은 지난해의 경우 약 2000억 원. 하지만 올해 국민생활체육회와 합쳐지면서 연간 약 3700억 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기존 대한체육회장이 엘리트 체육단체의 대표였다면, 통합으로 생활체육 인구를 끌어안으면서 명실상부하게 국가 체육 전반의 대표 역할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통합된 대한체육회는 기금과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운영되는 생활체육 인프라의 관리 감독에서 전문 생활체육 지도자의 교육과 임명, 유아·청소년·노인 체육활동지원 사업, 전통 종목 보급 사업, 공공스포츠클럽 지원 등에 이르기까지 국민생활체육회장이 관여했던 굵직한 업무의 권한도 모두 넘겨받는다.

 기존 시도생활체육회 산하 구군 생활체육회와 시도종목별 연합회, 동호인 클럽 등이 통합 대한체육회로 흡수된 만큼 정치적인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권 실세나 여당 유력 인사들이 국민생활체육회장 직을 치열하게 노린 것도 실핏줄처럼 전국 각지에 뿌리내린 네트워크를 정치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는 장호성 단국대 총장, 이에리사 전 의원, 이기흥 전 대한수영연맹 회장, 전병관 경희대 교수, 장정수 전 민주평화통일위원회 자문위원 등 5명이 출마했다. 이 중 장호성, 이에리사 후보가 나머지 후보보다 다소 앞서 있다는 평이 많다. 두 사람 모두 친정부, 친문화체육관광부 성향이지만 누가 더 진짜 친정부 인사인지에 따라 당락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장호성 후보는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회장으로 체육 특기 학생들을 위해 노력해온 점이, 이에리사 후보는 체육인으로 국회에서 체육계 비리 척결과 체육인들의 복지 향상 등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이 인정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대한체육회장 선거#대한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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