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에게 눈독 들이는 ‘차이나 머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2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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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김영권.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축구대표팀 김영권.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한국대표팀 수비수 전부가 우리(중국) 쪽에서 뛰지 않나?”

중국 슈퍼리그(1부)의 명문 베이징 궈안 쉔리 단장은 한국대표팀의 전력이 화두에 오르자 이렇게 반문했다. ‘공한증’이라는 표현처럼 중국축구는 한국에 엄청난 공포심을 느낀다. 대륙의 자존심이 축구에서만큼은 ‘작은 나라’ 한국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사실에 큰 상처를 받곤 한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중국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을 관전하기 위해 중국축구계 유력인사들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 엄청난 투자가 이뤄진 중국축구의 정책을 이끌어온 정·재계 인사들은 물론, 슈퍼리그와 갑(甲·2부)리그의 고위관계자 등 60여명이 방한했다. 동참한 구단들만 53개에 달해 한국축구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시켰다. 일행은 8월 31일 전북 완주군의 전북현대 클럽하우스를 찾아 최신식 인프라를 확인했고, 유소년 시스템 프로그램을 전수받기도 했다.

쉔 단장을 만난 것은 ‘중국 사절단’의 방한 첫날이었던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공식 만찬에서 활발히 대화를 주도하던 그는 “짧은 기간이나마 공부를 위해 한국에 왔다. 우리 구단은 25년간 중국국가대표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며 자긍심을 보였다.

마르지 않는 자금으로 내로라하는 특급 외국인선수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도 굉장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쉔 단장은 “프로축구를 키우기 위해 높은 가치의 용병을 데려왔다. 좋은 대표팀이 되려면 좋은 선수가 있어야 하고, 좋은 선수들은 우수한 용병을 보며 자라난다. 오늘이 아닌 내일을 위한 투자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선수들은 중국에 좋은 본보기다. 강한 투쟁심과 뛰어난 기량을 갖췄다. 또 철저한 자기관리로 귀감을 산다. 중국전과 시리아전(6일)을 치르기 위해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의 부름을 받은 태극전사 20명 중 5명이 슈퍼리그 소속이다. 이 중 4명은 수비수다.
쉔 단장은 “한국의 뒷문을 중국파가 책임지는 셈”이라며 웃었다. 이어 “우리 팀에 데얀(FC서울)이 있었고, 전 한국국가대표 하대성(나고야)도 뛰었다. 좋은 한국선수를 물색 중이다. ‘슈틸리케호’에 우수한 인재가 많다. 다른 팀들도 적극적이다. 물론 유능한 한국 지도자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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