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박상영 母 “비싼 음식 한 번 못 사줬는데…金 환호에 눈물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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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10일 0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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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박상영(21)이 금빛 찌르기에 성공하던 순간, 그의 어머니는 경상남도 진주의 한 사찰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10일 박상영이 만들어낸 리우올림픽 한국 펜싱 첫 메달의 기쁨 뒤엔 두 달 전부터 전국 사찰을 돌며 108배 참배를 드린 어머니 최명선 씨의 간절한 기도가 있었다.

연합뉴스는 박상영이 금메달을 목에 건 이날 오전 어머니 최씨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최 씨는 아들의 우승 소식에 기뻐하면서도 “비싼 음식 한번 제대로 못 사줬는데, 힘든 상황에서도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항상 밝은 표정으로 운동했다”고 가슴 아파했다.

최 씨는 박상영이 진주제일중학교 2학년 재학 당시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칼을 들었을 때 반대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최 씨는 “(박)상영이는 공부를 잘했다. 당시 사업이 무너지면서 집안 사정이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상영은 어머니의 반대에도 펜싱의 꿈을 이어갔다. 최 씨는 “매일 (박)상영이가 집에 늦게 들어왔다. 무엇을 하는지 알아보려고 몰래 학교를 찾아갔다”며 “작은 불빛 아래 상영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훈련을 하고 있더라”라고 떠올렸다.

이어 “상영이가 얼마나 펜싱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게 됐다. 그때부터 상영이를 열렬히 응원했다”고 말했다.

이후 경남체육고등학교에 진학한 박상영은 전국에서 손꼽는 선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명선 씨는 “아들은 열심히 하는데, 정작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박상영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쥔 후에도 최 씨는 박상영에게 “부담 갖지 말고 몸 건강히 돌아오라”라고 말했다.

최 씨는 박상영이 본격적으로 올림픽 대비 훈련을 시작하자, 전국 유명한 사찰을 돌며 매일 108배를 했다.

최씨는 “집안 사정이 안 좋아 상영이를 위해 해줄 게 기도밖에 없었다”며 “처음엔 더운 날씨 탓에 등에서 수돗물을 튼 것처럼 땀이 쏟아지더라. 온몸이 아팠지만 습관이 들면서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펜싱 선수 박상영 리우올림픽 파이팅'이라는 기도 내용을 매번 기왓장에 적어 올렸다. 전국 유명한 사찰엔 그 기왓장이 하나씩 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영의 금메달 소식이 들린 10일에도 최 씨는 진주 인근 사찰에서 전날 오후 5시부터 경기가 열린 새벽까지 기도를 드렸다.

최씨는 “정작 결승전은 너무 무서워서 보지 못했다. 상영이가 금메달을 땄다는 환호 소리를 듣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끝으로 “진주에 내려오면 그동안 사주지 못한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영(한체대, 세계 랭킹 21위)은 10일(한국 시간) 오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우카 아레나에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전에서 게저 임레(42, 헝가리, 3위)에게 15-14로 역전승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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