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빅 히어로] 첫 올림픽 출전 코소보에 금메달 안긴 켈멘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8일 13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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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사태’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나라 코소보. 오랜 주변국들의 지배와 숱한 내전의 아픔을 지닌 코소보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처음으로 자국 국기를 내세우게 됐다.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한 뒤 201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정회원국 자격을 얻은 지 2년만이다.

6일(한국시간) 열린 개막식에서 코소보는 8명의 단출한 선수단을 앞세워 205개 출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리고 개막식 참가의 감흥이 채 가시기도 전에 쾌거 하나를 이뤘다. 개막 3일째 만에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주인공은 유도 여자 52㎏급의 마이린다 켈멘디(25). 공교롭게도 개막식에서 코소보를 대표해 국기를 높이 들어올렸던 이가 켈멘디였다.

켈멘디는 8일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에서 벌어진 결승에서 이탈리아의 오데테 지우프리다(22)를 허벅다리걸기 유효승으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을 확정지은 직후 켈멘디는 한동안 매트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렸다. 그동안의 노력은 물론 조국에 올림픽 첫 메달을 안겼다는 기쁨이 함께 했다. 시상식에서도 감격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틀 전 자신이 쥐었던 국기가 경기장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장면을 지켜보며 연신 눈물을 훔쳐냈다.

그간 자신을 힘들게 했던 숱한 유혹도 스쳐지나갔다. 다른 여러 나라들이 메달 가능성이 높은 켈멘디를 귀화시키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유혹의 손길을 뿌리쳤다. 조국을 대표하고 싶은 마음 하나 때문이었다. 켈멘디는 “오늘 이 순간을 위해 지난 4년을 버텼다. 특히 조국의 국기가 경기장에 걸리고, 국가가 연주되는 순간은 너무나도 행복했다”며 벅찬 수상소감을 남겼다.

누구보다 많은 땀방울과 눈물을 흘린 그녀의 남은 소망은 이제 하나다. 코소보가 앞으로도 계속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과 희망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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