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볼넷↓ 영건 3총사에게 배울 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1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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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준영-정동현-전상현 (맨 왼쪽부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이준영-정동현-전상현 (맨 왼쪽부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신인 투수 이준영·정동현·전상현 1군 중용
도망가지 않는 피칭, 기존 유망주들에 경종 울려


현장의 감독, 코치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볼넷’이다. 투수가 내주는 볼넷 1개는 단순히 주자 1명이 나가는 것보다 더 큰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점할 확률이 높아지는 건 제쳐 놓는다 해도, 투수는 투구수가 늘어나 힘이 떨어지고 더 많은 타자를 상대하지 못하게 된다. 야수들도 영향을 받는다. 수비 시간이 늘어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는 결정적인 실책의 빌미가 되거나 심지어 타석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최근 KIA는 신인투수 3명을 1군에 올려 중용하고 있다. 군산상고-중앙대를 졸업하고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42순위로 지명된 좌완 이준영(24)과 휘문고 출신의 2016년 2차 3라운드 전체 23순위 지명자 좌완 정동현(19), 대구 상원고를 졸업하고 2016년 2차 4라운드 전체 38순위로 지명된 우완 전상현(20)이 주인공들이다.

KIA는 선발 윤석민, 중간계투 심동섭·한승혁·김윤동 등이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한 상태다. 신인투수 3명 모두 선발등판을 경험했다. KIA 코칭스태프는 부상 변수가 발생하자 가능성 있는 신인투수들에게 2군에서 선발 등판이 가능하도록 준비시켰다. 이준영(2.12)과 정동현(2.16), 전상현(2.33) 모두 2군에서 2점대 방어율을 뽐냈다.

기존 선수들보다 나은 활약이었다. 특히 1군 코칭스태프는 이들이 볼넷을 주지 않는 투수라는 점에 주목했다. 3명 모두 신인답지 않게 마운드 위에서 싸울 줄 아는 배짱이 있었다.

10일 광주 삼성전에서 5.2이닝 무실점하며 2002년 김진우 이후 14년 만에 KIA 소속으로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승리를 거둔 투수가 된 정동현은 “처음 야구할 때부터 볼넷을 주는 걸 싫어했다. 차라리 맞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3경기에서 볼넷 1개만을 허용했다. 살 떨리는 선발 데뷔전에서 1볼넷으로 선전했다. 경기당 볼넷허용(BB/9) 0.93을 기록했다.

나머지 투수들의 BB/9 수치도 뛰어나다. 전상현은 2경기 6이닝 2볼넷으로 9이닝 환산시 3.00이다. 심동섭 대신 1군 좌완 스페셜리스트 역할을 하고 있는 이준영은 7경기서 10.2이닝 7볼넷으로 BB/9 5.91을 기록했으나, 불펜으로 전환한 지난주부터는 4경기서 볼넷 1개만을 내줬다. 이준영 역시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간다. 과감한 게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중용은 기존 선수들에겐 경종을 울릴만하다. 김기태 감독이 1군 기회를 주는 데엔 이유가 있다. 다른 투수들도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 말고 마운드에서 싸움닭처럼 싸우길 바란다. 볼넷을 남발하는 일부 유망주들의 변화로 이어질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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