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는 30일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4-4로 맞선 7회초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결승 1점 홈런을 쳤다. 볼티모어는 9회 1점을 추가하며 6-4로 승리했다.
이날 볼티모어의 팀 동료들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김현수를 일부러 외면했다. 데뷔 첫 홈런이나 시즌 첫 홈런을 친 타자를 처음엔 모른 척 하다가 잠시 뒤 한꺼번에 축하해 주는 메이저리그 전통의 신고식을 해 준 것이었다. 이에 김현수는 덕아웃에서 혼자 하이파이브를 하는 시늉을 했고, 동료들은 잠시 뒤 김현수에게 해바라기 씨를 던지며 축하해 줬다. ‘침묵의 접대(silent treatment)’로 불리는 이 신고식을 국내에서 영상으로 이미 봤던 김현수는 경기 후 “한국에서도 비슷한 장난을 친다”며 “동료들이 (장난을 멈추고) 반응을 보여줄 때까지 일부러 조용히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김현수는 “너무 좋았고 (타구가) 안 넘어갈 줄 알고 열심히 뛰었는데 넘어가서 기분이 좋았다. 승패와 관련 없는 상황에서 홈런이 나와도 기분이 좋았을 텐데, 팀 승리에 기여해서 정말 기쁘다”며 “홈런을 노리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좋은 콘택트를 유지하면서 가능한 한 세게 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언제든 나가면 잘하려고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이 지금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선발로 출전하게 되니 경기를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보다 팀 동료들이 더 기뻐하는 것 같더라”며 “홈런 공을 잡은 외야석의 관중에게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공을 넘겨받았다”고 말했다.
현지 반응도 뜨거웠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지역 방송 MASN은 “이제 그를 ‘킴콩(김현수와 킹콩을 합친 표현)’이라고 불러야 할지 모른다”며 “김현수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이렇게 사랑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현지 일간지 ‘볼티모어 선’은 “김현수가 1만8565명의 클리블랜드 팬 앞에서 팽팽한 균형을 무너뜨렸다”며 “김현수의 파워는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꾸준히 발전했는데, 이날 스윙은 의심의 여지없이 올 시즌 가장 강력했다”고 전했다.
한편 LA 다저스의 류현진(29)은 어깨 통증이 재발하면서 31일로 예정돼 있던 네 번째 실전 등판이 미뤄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트리플A 등판 이튿날(27일) 통증을 느껴 예방 차원에서 한 차례 등판을 건너뛰기로 했다”며 “어깨 상태는 괜찮다. 오랜 시간 공을 던지지 않아 예상된 불편함을 어떻게 견뎌내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실전 등판이 미뤄지면서 6월 중순 빅리그 복귀 일정에는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미네소타의 박병호(30)와 피츠버그의 강정호(29) 시애틀의 이대호(34)는 이날 모두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고,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34)은 출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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