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ACL-K리그 동반 제패 프로젝트’ 본격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4일 05시 45분


전북 최강희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최강희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아시아 클럽 최강 위해 더블스쿼드
‘출전→휴식·교체→출전’ 라인업 가동


“(원하는 목표를 이루려면) 최대한 두꺼운 선수층을 갖춰야 한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디펜딩 챔피언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은 2006년 이후 멈춰져 있는 시계를 항상 바라보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이다. 그리고 K리그를 넘어 아시아 클럽 최강이라는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최소 2개 이상으로 분리될 수 있는 스쿼드가 필요하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지난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국가대표 출신 알짜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그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에선 아직 어느 팀도 이루지 못한 ‘두 마리 토끼몰이(챔피언스리그-정규리그 동반 제패)’를 향한 전북의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일주일에 2∼3경기씩 지속될 살인적인 스케줄이 4월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해 확실한 선수단 분리 운용에 나섰다. 전반기의 사실상 마지막 휴식기였던 최근 2주간의 3월 A매치 시리즈 기간 동안 최 감독은 매 경기 최정예 라인업으로 나설 수 있도록 철저하고도 치밀하게 준비했다.

그 출발점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클래식 3라운드 홈경기였다. 이날 전북은 전반에 터진 레오나르도∼이동국의 연속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3경기 연속 무패(2승1무)가 된 전북은 본격적인 선두 질주 채비를 갖췄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전북의 다음 일정이다. 6일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4차전 빈즈엉(베트남) 원정을 다녀온 뒤 곧바로 짐을 꾸려 10일 포항 스틸러스 원정(클래식 4라운드)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는 13일과 16일 각각 인천 유나이티드, 성남FC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전북은 이런 스케줄에 대비한 전략을 완성했다. 일단 제주전에 선발출장한 이동국, 이재성 등 대부분의 선수들을 제외한 채 3일 출국했다.

그러나 빈즈엉 원정에서 1-1로 비긴 지난해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 전북과 빈즈엉은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만났다. 여러 핵심 자원들이 빠졌음에도, 1.5군이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 이번에 빈즈엉 사냥에 나선 김신욱, 이종호, 김형일, 로페즈, 파탈루, 김창수, 최재수 등이 백업은 아니다.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를 제외하고 ‘출전→휴식(또는 교체)→출전’ 패턴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단, 조합은 계속 바뀐다. 컨디션, 부상, 적합한 전술 등 여러 변수와 외부상황을 고려해 선수들이 뒤섞일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긴 시즌을 볼 때 초반 독주보다 쫓아가는 흐름이 좋다”는 최 감독이다. 거리를 좁혀 선두권을 유지하되, 적절한 타이밍이 되면 치고 올라가겠다는 의지다. 올 시즌 예측불허의 전북 라인업을 살피는 것도 흥미진진할 듯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