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의 슈퍼리그 홈경기… 옌볜 박태하 감독의 희망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31일 05시 45분


옌볜FC 박태하 감독. 스포츠동아DB
옌볜FC 박태하 감독. 스포츠동아DB
베이징 궈안전 입장권 3만장 매진
“수비만 잘 정비하면 붙어볼 만해”

조선족으로 구성된 옌볜 부덕은 지난 시즌 중국프로축구 갑(甲·2부)리그 챔피언에 등극하며 꿈에 그리던 슈퍼리그(1부)에 진입했다. 그리고 4월 2일 16년 만에 안방에서 1부리그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중국 전통의 강호인 베이징 궈안이다.

지난해 12월부터 하이난에서 체력훈련을 하고, 일본 가고시마와 제주도 서귀포에서 컨디션과 실전감각을 끌어올린 박태하(48) 감독의 옌볜은 올 시즌 초반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적지에서 치른 1·2라운드 성적은 1무1패(승점 1).

16팀 가운데 12위란 순위에만 주목할 필요는 없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동안 마주친 상대들은 전부 막강한 전력을 지녔다. 상하이 선화와 장쑤 쑤닝은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난 겨울이적시장을 주도했다. 장쑤는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에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챔피언 전북현대를 3-2로 꺾은 신흥 강호다. 옌볜은 상하이 선화와 1-1로 비긴 데 이어 장쑤 원정에선 대등하게 싸우고도 1-2로 패했다. 지난해 갑리그 득점왕 하태균이 페널티킥을 실축하지 않았다면 승점 3도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이 현지의 평가다.

중국 유력 보험기업인 부덕그룹이 메인스폰서를 맡아 500억원대 투자를 단행했다고는 하나 광저우 에버그란데, 장쑤, 상하이 상강, 상하이 선화, 베이징 궈안 등의 예산과 비교해보면 한참 모자란다. 박 감독은 “500억원으로 이름값 높은 선수 1명을 사오는 곳이 중국이다. 그런데 중국은 묘한 특징이 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만 좋은 자국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하태균-윤빛가람-김승대를 비롯한 라인업 전체가 탄탄한 조직과 균형을 이룬 옌볜의 경쟁력을 자신했다.

물론 베이징 궈안의 전력은 대단하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일본대표팀을 이끈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고, 터키국가대표 일마즈, 브라질국가대표 아우구스투 등이 몸담고 있다.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보면 비교할 수 없다.

그래도 박 감독은 희망을 얘기한다. 분위기도 들끓고 있다. 십수 년만의 역사적인 슈퍼리그 승리를 함께 하려는 조선족 팬들 덕분에 3만장의 입장권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상하이 원정에서 전치 2개월의 부상을 입은 세르비아 중앙수비수 페트코비치가 출전하지 못하는 수비만 잘 정비하면 붙어볼 만하다”며 필승의지를 다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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