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이별… ‘13번’ 영구결번 예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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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전 MVP 시몬… 다음 시즌 트라이아웃 도입에 팀 떠나

시몬(29·쿠바)이 없었다면 우승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시몬은 드미트리 무세르스키(28·러시아)와 함께 국제무대에서 양대 센터로 통하던 선수였다. 이 때문에 그가 지난 시즌 프로배구 V리그 무대에 등장할 때부터 화제가 됐다.

실력뿐만이 아니었다. 시몬은 코트 안팎에서 ‘맏형’ 노릇을 자처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실력이 아니라 인성을 보고 데려온 것”이라고 평가한 그대로였다. 팀 동료 송명근(23)은 “시몬은 우리가 기죽지 않게 해준 선수”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에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그는 “스포츠는 한 팀이 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투지 넘치는 선수들과 함께 뛰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다음 시즌부터는 남자부도 외국인 선수를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을 통해 뽑기 때문에 시몬은 더 이상 OK저축은행과 함께할 수 없다. 시몬은 이미 브라질 리그 팀과 계약을 마쳤다. OK저축은행은 시몬의 등번호 13번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영구 결번했다.

시몬은 “기쁜 마음으로 한국을 떠날 수 있게 돼 다행이다. 선수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나중에 지도자로 꼭 다시 한국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안산=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시몬#mvp#트라이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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